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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중요 정책 두 가지는 창조경제 융성과 문화 산업 활성화이다. 특히 박근혜 정부는 문화와 과학기술을 융합한 문화기술, 즉 CT(Culture Technology)를 문화 산업 경쟁력 제고 방향으로 보고, 연구 개발(R&D)을 체계적으로 수립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2013년 12월에 발표한 바 있다. 홀로그램 공연은 창조경제와 문화 융성, 이 두 가지를 모두 아우르는 공연이라 할 수 있다. 홀로그램이야말로 새로운 창업 아이템을 육성하고, 한류 문화를 한층 더 높이기 위한 훌륭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필자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정책에 부합한 결과로 국내 최초 K-POP 홀로그램 콘서트 전용 공연장이 국내에 생겼다는 것은 한류에 있어 의미가 크다. 올해 1월 중순에 개관한 홀로그램 공연장은 앞으로 문화 산업에 있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YG엔터테인먼트와 KT가 합작하여 만든 이 공연은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에 온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한국의 뛰어난 기술과 우수한 한류 아이돌 문화를 홍보하는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사실 홀로그램 공연은 이전에도 꾸준히 추구하고 있던 사업이다. SM엔터테인먼트의 경우 몇 년 전부터 홀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홀로그램 프로그래밍 관련 인재들을 채용하고 있었고, 전용 공연장이 생기기 전부터 몇 차례 공연을 시도한 바 있다. 그만큼 문화 산업 관련 업종에서 홀로그램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 1월 17일 서울 동대문 롯데피트인에서 열린 "K-POP 홀로그램 콘서트홀 클라이브 개관식" (사진출처_문화체육관광부)
하지만 어느 분야에 있어 처음 시도하고 만들어 내는 것은 부족한 점이 보이기 마련이다. 이번 K-POP 홀로그램 콘서트 또한 국내에서 최초로 시도한 정기적인 공연이기 때문에 한계점이 보인다.
먼저 가격의 적절성이다. 물론 홀로그램 개발 자체가 많은 투자와 개발 비용이 들기 때문에 33,000원이라는 고가의 가격 설정은 불가피했을 것이다. 하지만 경제적 논리로 보았을 때 과연 소비자들이 이 공연을 33,000원이라는 돈을 투자하여 볼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대두된다. 실제 가수들이 출연하는 공연도 아니고, 홀로그램을 통해 반복적으로 상영하는 공연의 한계성이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를 자극하기에는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실례로 올해 CGV 또한 3D 영화의 수익이 기대치보다 낮아 3D 영화는 가격을 낮추고 일반 디지털 영화의 관람료를 1,000원 올리는 방법을 도입하였다. 문화 산업 중 접근성이 가장 높은 영화에서조차 높은 가격 제도의 한계를 느끼고 티켓 가격을 낮추었는데, 영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매우 낮은 홀로그램 공연을 지나치게 높게 책정한 것이 아닌가 싶다. 또한 아이돌에 열광하는 주 타깃층이 10대라는 것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10대의 기준으로 볼 때 33,000원이라는 가격은 고가로 인식될 것이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경우 16,000원에 티켓이 판매되기는 하지만 여전히 가격 장벽은 높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개발 비용이 높았다고 하더라도 더 많은 관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가격을 내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가격을 낮추고 관객을 늘린다면, 33,000원에 판매하는 것과 같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다음은 공연의 질적인 문제이다. 물론 홀로그램 공연 자체가 이전에 없던 새로운 시도이고, 그로 인해 관객에게 신선하게 인식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다. 실제 가수들이 출연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관객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같은 레퍼토리에 대해 지루함을 느낄 수 있다. 필자가 관람하던 당시에도 처음에는 관객들이 큰 호응을 주었으나 공연 후반부로 갈수록 그 호응도가 점점 낮아지는 것을 느꼈다. 조금 더 다양한 콘셉트와 무대 연출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입장이다. 빅뱅과, 투애니원, 싸이 공연 모두 노래와 중간중간의 짤막한 이벤트가 전부였다. 실제가 아닌 가상이라는 점을 십분 활용하여 관객 몇 명을 무대로 올리는 것과 같은 퍼포먼스를 주었으면 훨씬 더 질 높은 공연이 되지 않았을까? 그러한 이유로 중간중간에 실제 댄서들이 공연을 하는 것이 좋게 느껴졌다. 필자의 경우 홀로그램으로 연예인들이 공연할 때보다 실제 댄서들이 공연할 때에 더 큰 호응을 해주었다. 물론 무대에 상영되는 연예인들의 팬은 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일반 대중의 입장에서는 필자의 의견에 공감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 홀로그램 콘서트홀 클라이브(Klive) 공연 모습 (사진출처_문화체육관광부)
세 번째 문제점은 지나치게 마니아적인 성향의 공연이라는 것이다. 무대에 상영되는 가수들의 팬이 아닌 대중들은 이 공연을 보려고 시도하지 않을 것이다. 공연장 입구부터 ‘아이돌 팬들을 위한 공간’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물론 이 공연 자체가 한류로 인해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 관광객을 타깃으로 삼았다는 것은 이해하는 바이다. 그렇다면 앞서 말했듯이 공연의 질이 높아야 한다. 공연의 질적인 측면을 고려한 것이 아닌 아이돌의 인기에 영합하려는 모습이 보여 무척 아쉬웠다.
마지막은 공연장 좌석과 진행 요원에 관련된 사항이다. 굳이 전 좌석을 스탠딩으로 할 필요가 있었을까? 관객의 입장에서 1시간 동안 계속 서 있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무대 자체가 재미있고 즐길 수 있으면 상관이 없지만 그렇지만은 않은 상황에서 관객은 스탠딩 석에 피로감을 느낄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진행 요원의 경우 뒤에서 억지로 호응을 유도하려는 시도가 여러 차례 보였다. 이는 코미디 TV프로에서 시청자의 웃음을 유발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가짜 웃음을 더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관객들 대부분이 큰 호응을 해주지 않아서 진행 요원이 어쩔 수 없이 호응을 유도하려고 했다는 것은 이해한다. 하지만 지나친 유도는 오히려 관객을 불편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사실을 공연 관계자는 알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들에도 불구하고 홀로그램 공연 자체는 매우 의미 있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향후 한국을 더 큰 문화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게 만드는 기회의 요소가 될 것이다. 앞으로 아이돌 홀로그램 공연이 끝나면 홀로그램 공연장을 그대로 방치하거나 철거하지 않고, 다른 새로운 시도를 한다면 매우 좋은 공연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예를 들어 춤을 테마로 한 댄스뮤지컬 ‘사춤’이나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와 같은 공연에 홀로그램을 넣어 공연을 하는 것이다. 그러한 공연은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킬 공연으로 기록될 것이고, 아이돌 한류를 넘어서 공연 문화의 한류를 세계에 펼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보는 바이다. 다시 한 번 홀로그램 공연을 기획한 기획자에게 진심으로 찬사를 보낸다. 앞으로 홀로그램을 통한 더 발전된 질 좋은 공연을 기획하기를 바란다.
필자소개
이승호는 동아방송예술대학교 연예산업경영과(현 엔터테인먼트경영과) 3학년에 재학 중이다. 예술경영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으로서 항상 예술 전반에 관해 관심을 갖고 다양한 공연을 보며 예술에 대한 안목을 쌓고 있으며, 예술과 경영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향후 한국 공연예술계에 큰 공헌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현재 학업에 전념하고 있다.
* 편집자주
본 칼럼은 [Weekly@예술경영] 편집팀에 독자 이승호 씨가 투고한 것으로, 필자가 스스로 기획하고 집필한 내용입니다. 앞으로도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투고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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