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가는 바다와 생태계에 바치는
클래식 아티스트들의 기후위기 대응 앨범
4개의 앨범, 22개의 음악
아트코리아랩에서 이머시브 사운드 청음 전시 진행
‘바다가 이다지도 아픈지 나는 미처 몰랐다. 밀물과 썰물이 발끝에서 빛나는 첼로 음악의 바다를 여러분들께 들려드리고자 한다. 이번 앨범 작업을 통해 지구와 인간, 생태계의 순환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있다. 해수면 상승이라는 거대한 담론은 먹고 사는 지금의 문제에 당연히 가려진다. 내 음악은 강요되지 않을 것이다. 음악이라는 또 다른 생태계의 순환으로 나는 은유하여 말하고자 한다. 바다가 죽어가고 있다고. 바다가 신음하여 절벽에서 서 있다고... 그 절벽에 인간이 또 서있다고... 지구라는 행성에서 우리는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하지만 생명이 또 다른 생명을 아프게 하고 있다.
인간이 그 중에 제일 큰 파괴자의 위치에 있단느 사실을 우리는 항상 망각하고 있지 않을까? 오늘 나의 첼로가 더욱 낮고 구슬프게 들린다면, 당신 주변의 자연과 생태계를 다시 돌아 보는 날로 기억해 주길 바란다. 모름지기 클래식 음악은 천만가지의 이유로 해석되는 파도가 될 것이다’ - 첼리스트 이경미
우리들의 바다가 죽어가고 있습니다. 전시의 주제와 제목은 현실을 반영하고 있으나 무섭기까지 하다. 2024년 가장 무더운 여름과 겨울의 폭설이 지나고, 11월 부산에서 열린 국제플라스틱협약회의는 성과를 내지 못 하고 폐회되었다. 아트팜엘케이가 기후위기 적극 행동 클래식 아티스트 이니셔티브 앨범에는 피아노 김주은 – ‘일렁이는 피아노 죽어가는 바다‘, 첼로 이경미 – ‘바다 절벽 위에서‘, 미네르바심포니오케스트라 목관5중주 – ‘우리 기억속의 범고래‘, 바이올린 김주은- ‘미궁의 전설‘이 참여하여 4개의 앨범으로 제작되었다. 바다, 고래, 해수면, 산호초를 위해 작곡가 이지은이 작곡한 22개의 음악이 담겼다. 지난 10월부터 글로벌 발매된 음악은 발매와 동시에 모두 7곡이 클래식 차트 상위에 랭크되었다.
예술가들에게 기술과 융합하여 전시 무대를 제공하는 아트코리아랩은 이머시브 사운드로 제작된 4개의 앨범을 위한 청음 전시를 지원했다. 전시장의 4개의 벽면과 5.1채널 사운드를 통해 영상과 음악이 가득찬다. 몰입감의 음악은 클래식의 진동을 더욱 깊게 만든다.
앨범과 전시의 프로듀싱을 맡은 김재청, 이지은은 주제문을 통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시간적 차이가 무의미한 동시대 예술 중에 클래식은 범람하지 않습니다. 새로움이라는 이름으로 진보를 정의하지 않기에 나의 낡음을 인정합니다. 무대 위의 연주자 손끝에서 산화하는 끝없는 일시는 상시화되어 찰나와 순간은 기억과 감정으로 오히려 영원하게 됩니다. 클래식은 강하게 소비되고 그로인해 빠르게 잊혀지는 음악이 아닙니다. 클래식은 과거를 현재로 소환하고 미래의 인류와 생명에 온전히 바쳐지는 자의식의 예술입니다. 현대 클래식 음악이라는 창작의 과정과 연주되는 매 순간, 예술과 인간이라는 화두는 스스로에게 질문이되고 대답은 늘 그것을 찾는 과정입니다.
그렇게 클래식 음악은 질문이 대답이 되고 그 과정이 질문이 되는 순환하는 통합의 감정을 전달합니다. 음악이 거대한 바다라면 예술가는 의미를 부여해가며 하나의 기능을 담당하는 바다의 생명체와 같습니다. 클래식 음악의 창작과 연주의 과정에는 물질이 사용되지 않기에 필요도 없습니다. 물질이 필요없기에 다툼이 적고 전달하려는 강한 의식의 표현감을 중요시 합니다. 음악은 오로지 음이라는 파동의 예술이며 그렇게 바다에 사는 개별 생명체들에게 파도를 전달합니다. 인간은 모두 음악적 생명이며 음악적 고찰안에 서식하는 피조물입니다. 음악의 파도로 인해 모든 생명체는 질문과 대답을 다시 돌아보며 통합의 감정은 자의식으로서 끝없이 확장하게 됩니다. 그래서 클래식 음악은 자연스레 영원하게 됩니다. 확장된 자의식은 예술의 범주를 더욱 넓히고, 질문을 통한 스스로의 증식도 더욱 커지며 그 영향력은 소문없이, 침해없이, 번식, 확장, 순환의 과정을 계속합니다. 생태계의 시간과 질서는 사실 클래식의 구조안에 깊숙히 녹아있습니다. 다만 시대적 조건을 담아내고 시대적 환경을 적극 수용하는 것이 현대 클래식 음악의 본질이 아닙니다. 반대로 클래식은 지금의 우리라는 시대적 조건을 유려하고 주의깊게 고찰하고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여 질문과 대답의 과정을 통해 예술적 자의식을 확장합니다. 우리의 바다가 죽어가고 있습니다.
클래식이라는 순환의 파동을 통해 본 앨범에 참여하는 모든 아티스트는 적극적으로 행동합니다. 오염되는 환경에서 비밀의 탈주를 계속하는 바다의 생명들과 잠수함 속의 나비처럼 헤어날 곳 없는 미궁의 전설이 박제되지 않고 살아 숨쉬기를 바랍니다. 클래식 음악이라는 통합의 파동을 통해 모두의 동참을 호소합니다. 지금, 당신이 할 수 있는 최선으로 동참하세요. 바다의 속삭임에 귀기울여 보세요.
우리들의 바 다 가 죽 어 가 고 있습니다. -
4개의 앨범, 22개의 엄광헌 영상 감독에 의해 촬영, 편집된 다양한 바다와 수중 생물 영상과 함께 아트코리아랩에서 이머시브 사운드 특별전시 형태로 12월 6일까지 아트코리아랩에서 연속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