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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행사방지원 무조巫祖 : 순환으로부터

공모ㆍ기금ㆍ행사 내용
기간 2023-11-11~2023-11-11
주관 모아모아프로덕션
링크 https://url.kr/nth8dc
게시일 2023-10-30 조회수 235 작성자 한지윤



세속화된 현실에서도 우리는 의례나 축제, 다양한 상징물들을 통해 신성함을 경험해왔다. 이는 특정한 종교 체험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며, 탄생을 기념하거나 사라진 존재를 떠올리는 일상적 순간에서도 이루어져온 보편적인 경험이다. 방지원은 이번 무대에서 무조라는 개념을 통해 우리 안에 흐르는 유구하고 신성한 유산遺産이 나타나는 장을 마련한다.

본래 무조巫祖는 무당의 조상이나 시조로 여겨지는 신을 일컫는다. 무(巫)가 하늘과 땅을 잇는 사람의 모습을 형상화한 글자라는 데서 그 어원이 짐작되는바, 바리데기, 당금애기와 같은 무조신들은 삶과 죽음, 사람과 사람, 물질과 비물질을 잇는 예술가의 원형이기도 하다. 그는 여러 작품과 후대 예술가들에게 전해져 내려온 무조들의 예술혼을 되살리되, 자신만의 방식으로 무악에서의 현대적 가능성을 발견한다.

무조巫祖는 특정한 신이 아니라 개인의 경험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존재할 수 있다. 무조는 우리의 부모, 조상, 스승일 수 있으며 친구나 연인일 수도 있다.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풀이나 도도하게 흐르는 강물에서도, 악기와 같은 사물이나 오래된 벽과 건축물에서도 무조를 감각할 수 있을지 모른다. 방지원은 거기서 비롯된 무악이라는 형태의 예술이 파편화된 존재들을 이어주는 연결망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새롭게 생명력을 얻은 공간에서 그는 사라지고 흩어진 것들이 서로 모여드는 장을 만든다. 우리가 서로의 일부라는 사실을 일깨우며, 언제나 그랬듯 계속 이어질 순환의 과정에 합류하는 자리로 우리를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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