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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이론과 현장의 거리를 좁히는 준비된 전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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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7-09-07 조회수 2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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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당신은 예술현장의 전문가입니까? 당신은 예술현장의 전문가입니까?

이론과 현장의 거리를 좁히는 준비된 전문성

김윤경(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극학과 예술경영전공 4학년)

2001년, 무더운 여름이 가고 가을로 넘어가던 무렵이었던 것 같다. 당시 수행평가니 특기적성교육이니 바람 잘 날 없던 시절 문학과목의 수행평가로 연극을 보고 감상문을 제출하는 숙제가 있었다. 우연한 기회로 나는 난생처음 공연이라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그 순간의 벅찬 감동은 지금도 잊혀 지지 않을 만큼 생생히 가슴속에 남아있다. 그날이후 극장을 내 집처럼 드나들었고, 그 인연으로 자연스럽게 나는 극장이라는 공간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당시, 대학입시를 준비하던 나에게 극장은 생명과도 같은 공간이었고 살아있음을 일깨워주는 공간이기도 했다. 그런 시간이 지나갈수록 나는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은 느낌을 가질 수 있는 그런 극장을 운영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작지만 내 이름을 걸고 내가 원하는 작품을 만들어 공연할 수 있는 그런 공연장 말이다. 하지만 무대 위의 연기자를 양성하는 많은 학교들 틈에서 무대 뒤 인력을 양성하는 학교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연극영화과 입시를 준비하는 한 친구를 통해 지금의 학교를 알게 되었다. 나에게 연극원의 예술경영전공(당시 극장경영전공)은 원하는 것을 제시해 줄 수 있는 유일한 학교였다. 난 이곳에서 연극의 전반적인 지식과 더불어 극장이라는 공간에 대한 공부를 심도 깊게 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고 그렇게 학교 입시를 치르고 이제 어느덧 연극원 예술경영이라는 이름을 단 마지막 학기를 시작하였다. 내가 대학을 입학하던 당시에는 예술경영전공을 가진 학교가 많지 않았다. 그래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많은 것들이 시행착오를 겪기도 하였다. 하지만 그러한 시행착오들을 통해 나는 다른 어떤 사람들도 경험하지 못한 많은 것들을 이곳 학교에서 얻었다고 자부할 수 있다. 난 1학년 때 전공수업을 듣지 못했다. 물론 전공수업이 하나도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예술경영입문』이라는 제목의 예술경영 전반에 대한 감을 익힐 수 있는 수업이 유일한 전공수업이고 그 외의 모든 교과목은 연극원 내 공통필수 과목으로 글을 쓰고, 그리스 비극을 배우고, 한국 전통 춤을 추고, 극장 내 기술스태프 파트로 일을 하는 등의 수업들이었다. 당시에는 ‘예술경영과 그리스비극이 무슨 상관이 있으며, 예술경영을 할 사람이 한국 전통 무용을 왜 배워야 하는 걸까?’라는 생각에 담당교수님에게 왜 그 과목들을 이수해야하는지 푸념을 하기도 하였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생각해보면 그때의 수업들은 나에게 정말 큰 재산으로 남아있다. 연극원의 수업들의 각각의 장점을 일일이 나열하지 않더라도 연극원에서의 시간들은 나에게 ‘공동작업’이라는 가장 큰 교훈을 주었다. 예술경영을 절대 혼자의 힘으로 할 수 없는 학문이며, 예술경영을 하기 위해서는 예술가와 그 예술의 수요자가 공존해야 한다는 것을 공동 작업을 통해 배우고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1학년을 지내고 지나면 이제 보다 전문화된 다양한 수업들을 선택하여 배우게 된다. 공연과 관련한 마케팅, 제작, 재무, 회계, 재원조성, 운영에서부터 공연장과 관계된 극장경영, 새극장 만들기, 문화전반과 관련된 법률, 문화산업, 축제, 정책, 그리고 그 외의 웹운영, 통계학, 현장 영어 등의 수업들을 들으며 관련된 시각을 넓히고 원하는 부분에 대한 좀 더 깊은 지식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이러한 수업들은 현장실무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어 현장성이 높은 예술경영의 특징을 반영하여 운영되고 있다. 학년이 높아질수록 조금씩 전문성과 현장성을 높여가면서 마지막 학기에는 현장 인턴쉽을 체험하는 것으로 학교의 교과과정은 마무리가 된다. 요즘, 졸업을 앞두고 현장에 있는 선배들에게서 대학을 갓 졸업한 예술경영전공자들의 이론과 현장의 거리에 대한 걱정을 종종 듣고는 한다. 모든 대학의 예술경영전공의 커리큘럼을 알지는 못하기 때문에 이에 대해 강력하게 “전혀 괴리감이 없다.”라고 말을 할 수는 없겠지만, 현장의 실무자를 양성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는 많은 학교들이 이미 많은 노력을 하고 있고 실제로도 현장에 바로 투입 가능한 많은 전문 인력들이 학교에서 양성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괴리감은 점점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앞으로의 운영되는 학교에서의 예술경영전공 교육 역시 ‘현장성’과 ‘전문성’ 이 두 가지를 놓치지 않는다면 학생과 현장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우수한 전문예술경영인을 양성하여 활동적인 예술활동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약력 필자 김윤경은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극학과 예술경영전공 4학년에 재학 중으로 자원 활동을 시작으로 교내외공연기획 및 하우스매니저, 프로그램 디자이너, 연구보조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예술경영인이 되기 위하여 노력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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