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소개] 서울 중구의 전시공간 리플랫에서 3월 8일부터 3월 30일까지 김혜리 작가의 개인전 《어쩌다 여기까지 온 거지?》를 개최한다. ‘2024 전시공간 리플랫 신진작가 공모’ 선정작인 이번 전시에서 김혜리는 ‘진귀한 것들의 방’으로 불리는 분더카머(Wunderkammer)에 착안하여 회화와 영상, 판화와 조각 등 다양한 장르의 작업을 선보인다. 작가는 〈날 부드럽게 옥죄네〉의 화면과 〈난초의 갈비〉의 제목처럼 장기 같은 식물, 혹은 식물 같은 장기를 묘사한다. 사람의 신체를 촬영한 CT 자료에서 마치 잎맥처럼 펼쳐진 혈관 등에 주목한 그는 우리의 몸과 식물의 영향 관계를 연구한다. 식물에 인간을 비유하는 표현은 〈네가 행복하다니 기뻐〉와 〈다리를 끊지 마세요〉에서 더욱 확장되는데, 뿌리를 다리 삼아 금방이라도 걸어다닐 것만 같은 나무의 모습은 한 자리에 고정되지 않은 우리의 자아를 은유하는 식이다. 한편 컴퓨터로 제작한 이미지를 옮겨 그린 〈피치 더 베이비〉에서 김혜리는 데이터를 물감으로 변환하고 예술가로서의 자아를 드러낸다. 완벽한 것처럼 보이는 컴퓨터 그래픽과 의도적으로 어긋나기를 시도하는 그의 붓질은 자아를 바라보는 주체적인 태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역설적으로 자유로운 작품 속 나무처럼,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의 자아가 어디에서 왔고 또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가늠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전시 개요] 어쩌다 여기까지 온 거지? How Did We Ger Here? - 전시기간: 2023.11.24. ~ 12.16 - 관람시간: 수~토요일, 오후 1시~7시 - 전시장소: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16길 27, 402호 - 전시규모: 판화, 조각, 영상 및 프린트 총 17점 - 입장료: 무료 - 문의: re.plat.space@gmail.com, 02-777-1123 - 홈페이지: https://www.instagram.com/re.plat
[작가 소개] 김혜리 (Haerri Kim) 판화를 전공하고 영상과 회화 등 여러 매체를 넘나들며 활동하고 있다. 다양한 문화와 시대에 깃든 시각 이미지를 엮어 미스터리한 화면을 구성한다. 최근에는 해외에 거주하며 느낀 문화 정체성의 혼란과 인공지능을 이용한 이미지 생성 기술을 소재로 자아와 주체성의 의미를 탐구하고 있다. https://sleepun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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