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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일기]2008년, 대박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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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8-01-11 조회수 2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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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대박을 꿈꾸며

2008년, 새로운 시작에 관한 이야기는 여기저기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려온다. 공연기획자의 2008년 새해 최대 개인 관심사는 무엇일까? 1등, 2등을 가려내는 시상식이 폭주한 연말이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오늘은 좀 더 사실에 근거한 심도 있는 진행을 위해 내 옆에 있는 사람과 내 옆 옆에 있는 사람, 내 뒤에 앉은 사람(이름 하여 최측근들) 총 3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거의 본인들의 설문이라고 눈치 챌 수 없을 정도의 간단한 과정을 거쳐 진행하였으므로 주의할 점은 다음 결과의 오차는 무한대일 수 있으며, 많은 공연기획자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을 수 있다는 것이다. 3위 : 넌 왜 나만 사랑하니? 제발 좀 떠나라 살들아 - 지긋지긋한 다이어트 공연기획자에게 ‘살’이란 어떤 의미일까? 실무적 경험으로 축적된 노하우만큼 함께 쌓여가는 살들, 정말이지 이 살들에는 빈틈이 없다. 나의 정신세계는 문화적이고 인격적 대우를 원하지만 나의 몸은 문화적 대우를 사정없이 발로 차낸다. 야식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는 공연기획자들, 게다가 불규칙적인 식습관에 익숙해져버린 나의 살들은 나에게 지독하게 집착한다. 모질게 맘을 먹고, 이제 정말 다이어트 해야지! 라고 결심하는 순간 잡히는 수많은 저녁 약속들. 그래도 어떻게 이틀까지는 저녁을 먹지 않고 버티다가 셋째 날 결국에는 유혹적인 크림 스파게티 앞에 무릎을 꿇고 마는 연약한 존재. 이왕 이렇게 된 거 ‘먹고 살려고 하는 일인데.’라고 은근히 타협하며 또 하루가 지나간다. 2위 : Can you speak English? - 이제는 말하고 싶다, 영어로 한국에서 태어나 김치와 마늘을 먹으며 정상적인 공교육을 받고 자란 평범한 우리들은 정말로 완벽한 Korean Native Speaker(꼬리언 네이리브 스삐꺼어얼)이다. 이렇게 한국말 잘하는 훌륭한 사람으로 자란 우리들에게 국제 교류의 벽이 이제 성큼 다가왔다. ‘난 한국 사람이야’라는 자부심을 무색케 하는 수년간 반복되는 영어울렁증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어린이 관객 앞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요즘 아이들은 어쩜 그리 영어를 잘하는지, 자칫 잘못 골라 귀엽다고 머리라도 쓰다듬었다간 영어로 질문하는 아이들 앞에서 특유의 울렁증을 선보이기도 한다. 1위 : 거기 누구 없나요? 고독한 영혼의 몸부림 - 연애해야 하는데… 단연 1위는 연애와 결혼이었다(3인중 2명이 선택). ‘내년엔 서른둘이잖아요.’ 하며 한숨을 푹 쉬는 그는 10년째 제대로 된 연애를 해본 적이 없다며 얼굴에 빗금이 그려지는 우리 기획팀의 청일점. 그의 쓸쓸한 뒷모습을 보니 정말이지 안습을 넘어서 그가 자주 사용하는 표현으로 ‘눈에 호수가 생길 지경’이다. 평소에는 쾌활하고, 모든 사람에게 언니로 불리며 외로워도 슬퍼도 안 울 것 같던 그도 독신주의자는 아니었던 것이다. 결혼은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라고 외치는 건장한 한국의 남성으로서, 야근을 밥 먹듯이 하면서 만날 수 있는 여성이라고는 포스터 뭉치를 한손으로 씩씩하게 나르고 잡아 먹을듯한 거친(?) 화법을 구사하는 여성들이다보니 그도 쉽지는 않을 것이다. 2008년이라는 새해 관심사는 요약하자면 ‘S라인 몸매로 남자친구와 함께 영어로 대화하고 싶다.’ 정도가 아닐까? 안 그래도 좋으니, 2008년에는 모든 공연이 대박 났으면 좋겠다. 글 : 꿈쟁이(11dreamer11@naver.com) 익명을 요구한 필자는 대학에서 예술경영을 전공했고, 현재 2년차 공연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림 : 알프(holy@alph.pe.kr) 본명은 김남석. 소싯적 공연과 축제를 만드는 일에 필이 팍(!) 꽂힌 적이 있었으나, 생계유지가 힘들다는 판단 하에 조기 전업하였다. 지금은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예술혼을 불태우고 있으나 생계유지는 소싯적보다 더 어려워지고 있다. 천운과 감각 하나만 믿고 사는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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