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에어]집중! CoP?!!
공연예술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다!
김지우(예술경영지원센터 지원컨설팅팀)
솔루션이 필요해! 고객(관객) 응대가 많은 업무를 진행하다보면, 다짜고짜 화부터 내는 관객, 술에 취한 관객, 날짜 지난 티켓을 들고 들여 보내달라고 하는 관객 등등 다양한 유형의 관객을 - 나름의 사연과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 왕왕 만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동안 겪어보지 못한, 선배들한테 들었던 주의사항을 뛰어넘는 새로운 타입의 관객을 만날 때도 있다! 이미 숙지한 관객 응대 매뉴얼에 나와 있지 않은 상황 앞에서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일을 해결하고 싶지만, 이미 관객은 내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챈 것만 같다. 그럴 때 마침 한 선배가 웃으며 다가와 여유롭게 일을 해결했다고 하자. 그 일을 멋지게 해내는 선배를 봤을 때, 당신이 느끼는 감정은 무엇일까. 1) 역시 멋진 선배야. 비결이 뭘까? 2) 타고난 하우스 매니저군. 앞으로 그 선배에게 맡겨야겠어. 당신이 느낌 감정을 선배에게 이야기했을 때 비교적 예상되는 답변은 다음과 같다. 1) 관객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쉽게 풀릴거야. 2) 이것도 거쳐야 할 관문이야.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지 기대하겠어. 결국 선배가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에 대한 ‘솔루션’은 없는 것이다! ‘솔루션’이 무엇이었는지 논리적으로 혹은 이성적으로 설명해 달라고 요청한다면 선배는 알려 줄 수 있을까? 아마 답은 ‘없다’ 일 것이다. 말로, 글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상황에 따라 즉각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게 만드는 또 다른 체계가 존재한다. 우리는 그것을 ‘암묵지(暗默知, Tacit Knowledge) - 경험과 시행착오를 통해 체화된 드러나지 않은 지식’이라고 부른다. 이렇게 ‘암묵지’가 빛을 발휘하는 상황은 관객 응대에서 뿐만 아니라,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기획서를 작성할 때, 회원을 관리할 때, 협찬을 받아야 할 때, 갈등을 해결해야 할 때 등등 우리의 업무와 관계된 모든 상황에서 발생한다. 알고 있는 것과 할 수 있는 것 시간이 선물하는 ‘경험’을 조금이라도 빨리 얻고 싶거나, 축적된 경험을 효과적으로 실무에 연결하고 싶을 때면 ‘공부가 필요해’라고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러나, 정규 교육 과정으로 진학하였다면, 현장과 다소 동떨어진, 이론 중심적이거나 전문적이지 않은 커리큘럼에 실망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또, 각종 문화예술 관련 기관에서 진행하고 있는 교육 프로그램에서 내게 필요한 know-how에 대한 목마름을 해결할 수 있지만 좀 더 실무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었으면 좋겠다는 다소간의 아쉬움을 느낄 수도 있겠다. 교육 기관의 커리큘럼 문제, 멀티플레이어를 요구하는 현장의 인력상에 대한 문제와 같은 거대하고 복잡한 문제는 차치하고서, 공연이 좋아서 이 분야에 입문했고 계속 경력을 쌓고자 하고 사람들이 자기 전문성을 확보해 나가면서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어쩌면 우리는 이미 방법을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 ‘학교’, ‘교육’과 같이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서도, 직장·동종업계 선후배 및 동료들과 전화, 이메일, 수다를 통하여 정보를 교환하고,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고, 충고와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앞서 언급된 관객 대응의 센스를 발휘한 선배의 이야기는 후배들에게 회자되어 또 하나의 방법론으로 매뉴얼에 추가가 되었을 수도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정보’가 모이는 곳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내가 알고 싶은 것이 많이 모여 있거나, 나아가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꺼리가 있을 때 즉, 수요와 공급이 적절히 맞아 떨어질 때 ‘네트워킹’이 서로의 업무를 발전시켜줄 수 있는 직접적인 도구로 활용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내가 궁금하지 않은 분야이거나 필요하지 않은 분야에서 내가 적극적으로 활동할 이유는 없다. 정보가 많이 모여 있는 곳이라고 해도 내가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한 정보이어야 한다. 그렇게 자발적으로 모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지식을 좀 더 시스템화하여 유형의 지식으로 만들어 보다 가치 있는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예술경영 CoP 이야기 예술경영지원센터는 ‘네트워킹을 활용한 자기 학습’을 위하여 문화예술 기획경영분야에서 경력을 쌓고자 하는 신규 인력을 대상으로 예술경영 CoP(Community of Practice, 이하 CoP)라는, 기존의 교육과는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운영 중에 있다.
CoP란 동일한 관심사와 일련의 문제, 어떤 주제에 대한 열정을 공유하고 있으면서, 지속적으로 상호작용하는 과정을 통해서 해당 분야에 대한 지식과 전문성을 보다 깊이 있는 것으로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집단을 말한다. 예술경영 CoP 1기 활동은 2007년 상반기에, 2기 활동은 2007년 하반기에, 그리고 현재 예술경영 CoP 3기가 활동 중이다. 이제 막 입사하여 한창 적응하기 바쁜 신규 인력들에게 CoP 활동은 상사, 선배의 눈치를 봐가며 시간을 맞춰야 할 정도로 활동 자체가 쉽지만은 않았고, 공통된 관심 주제로 의견을 모아내는 과정도 평범하지는 않았다. CoP 운영을 위하여 현장 전문가들의 멘토와 학습 지원 과정도 있었지만, 서로 만나서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동료집단이 있다는 것은 바쁜 와중에서도 이들을 적어도 한 달에 1번씩 만나게 하고 고민을 나누고 학습을 할 수 있도록 하게 한 동력이다. CoP 활동을 통하여 업무 중 궁금한 점이나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동료집단의 네트워킹을 통하여 문제의식을 나누고 업무에 필요한 정보와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CoP의 가장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이 알고 있는 암묵지를 형식을 갖춰 분석하고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 나만의 매뉴얼을 만들어 내고 이를 자신의 현업에 적용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나아가 CoP 구성원의 개별적인 네트워킹을 통하여 공동 기획, 후원 작업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개인의 네트워킹이 자기 전문성 향상과 함께 조직 차원의 성과로 이어지게 된 사례도 나타나게 된 것이다. 재미가 있는 CoP : Community of Practice? Community of Pleasure! 예술경영 CoP 구성원들의 경험이 축적되는 것만큼 CoP 운영 방식도 그에 따라 변화, 발전하고 있다. 네트워킹을 활용한 자기 학습을 한 축으로 진행하면서, 보다 많은 토론꺼리, 사례 발굴을 위해서는 CoP의 다양한 방법을 확보해 나갈 필요가 있었다. 또, 네트워킹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집약된 ‘정보’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재미’가 있어야 한다. 재미도 없고 지루하기만 한 정보가 쌓여 있는 모임에 바쁜 시간 쪼개어 참여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이번 2008년 예술경영 CoP에서는 주제별 공동 연구 모임과 함께 매월 정기적인 지식파티(셋째주 월요일, 서울연극센터)를 진행하려고 한다. 지식파티는 기획의 전체 프로세스에서 단계별로 필요한 핵심 기능에 대해 세부 주제를 뽑아내어 릴레이 특강과 같이 진행된다. ‘사람-음식-이야기’ 이 세 가지가 지식파티의 핵심이며, 누구든 참여 가능하다.
지난 6월 지식파티에서는 ‘아이디어의 구조화’라는 주제로 지식파티의 시작을 열었다. 서로 다른 매커니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짦은 시간 안에 공통된 언어로 생각을 정리할 수 있을지 방법론에 대한 이야기이다. 지식파티에 모인 사람들은 자유롭게 음식을 먹으며 생각을 구조화할 수 있는 방법을 실습하고 토론해 본다. 다음 지식파티의 주제는 구조화된 아이디어를 기획서에 어떻게 담아내면 좋을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와 같이 지식파티는 기획 전체 프로세스에 대해 릴레이 경주와 같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올 11월까지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 예술경영 CoP 경험을 통하여 CoP 운영 방법 역시 CoP 구성원의 요구에 따라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시·공간적 제약에 따른 활동의 한계는 여전히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예술경영 CoP 홈페이지를 개설하여 주제별 연구 모임이나 지식파티에 나왔던 이야기에 대한 후속작업, 내용과 자료 공유의 통로로 활용하고 있다. CoP는 주로 기업에서 인력 개발 및 혁신적인 조직 경영을 위한 방법론으로 쓰이고 있지만, 이것이 문화예술 현장 종사자의 자기 발전 측면 뿐 만 아니라 CoP를 통하여 문화예술계가 어떻게 발전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아직은 작지만 긍정적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인간의 창의력과 노동 투입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공연예술계에서 사람이 모여 만든 네트워킹을 통해 자기 발전과 솔루션을 찾아낼 수 있다면 CoP 만큼 저비용, 고효율적인 프로그램이 또 있을까. 특별한 기술과 프로그램이 필요한 것이 아니니, ‘공통된 주제’와 ‘재미’(하나의 TIP이 있다면, 활동에 대해서는 적절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것)를 찾아 지금 내가 속한 조직에서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이를 정리하여 발전시켜 보는 것은 어떨까.
예술경영 CoP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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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CoP?!! - 사진으로 보는 CoP & 지식파티[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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