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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차이를 이해하고 미학적 태도를 공유하는 한-중 공연예술 교류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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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8-08-14 조회수 3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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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차이를 이해하고 미학적 태도를 공유하는
한-중 공연예술 교류를 꿈꿉니다

-푸웨이보 동방선봉극장장-

한류의 성공, 베이징 올림픽의 열기와 함께 중국 공연예술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도 조금씩 커져가고 있다. 그러나 아직 섣불리 접근하기에는 낯설고 힘든 점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북경 최대의 공연예술 행사인 <미트 인 베이징(Meet in Beijing)>에는 베이징 올림픽이라는 특수한 상황과 맞물려 전 세계 80여 개국, 4,000여명의 예술가들이 참가해 뜨거운 열기 속에서 세계 각국의 대표공연을 선보였고, 예술경영지원센터는 한국 현대 연극의 대표적인 연출가 3인을 소개하는 <집중!한국현대연극-삼인삼색>으로 중국 현지 관객, 공연예술 관계자들과의 교감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그 중 <레이디 맥베스> 공연이 있었던 국가화극원 산하 동방선봉극장의 푸웨이보 극장장을 만나 한국과 중국의 공연예술 교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 한국 기획자들을 위하여 간단히 동방선봉극장을 소개해 달라. 중국국가화극원(The National Theatre Company of China, 우리나라의 국립극단에 해당_편집자 주) 산하 동방선봉극장은 2005년에 설립된 약 300석 규모의 소극장으로서 북경 중심가인 왕푸징에 위치하고 있다. 국가화극원은 2001년 12월 청년예술극원(China National Youth Theatre)과 중앙실험화극원(China National Experimental Theatre)을 통합하여 설립되었다. 국가화극원에 아직 대극장이 없다는 것이 좀 아쉽긴 하지만, 실험적인 작품들을 중심으로 하여 동방선봉극장을 운영하고 있다.

동방선봉극장 전경(왼쪽)과 레이디 맥베스 공연 당일 극장 로비
〈동방선봉극장 전경(왼쪽)과 레이디 맥베스 공연 당일 극장 로비〉

● 한국과 중국의 공연예술 교류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한국과 중국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나라이며, 최근 몇 년간 교류가 활발해 지고 있다.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주로 연극 쪽에서 많은 교류가 일어나고 있고, 이러한 현상은 두 나라 간의 우호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경제적, 정치적으로도 많은 교류가 있지만, 사람들 간의 교류, 양국 연극인들 간의 공동작업을 통한 교류가 더 가 오히려 더 큰 파급효과를 갖는다는 생각이다. 얼마 전에 한국 기획자가 <서유기>를 뮤지컬로 만든 작품을 우리 극장에서 공연하자는 제의를 해왔다. 극장 스케줄 상 이루어지진 않았지만, 이러한 제의는 여러 곳에서 들어오고 있다. 작년에는 한국공연예술제를 공동주최한 경험이 있는데, 수익은 없었지만 국가화극원 산하 기관이라는 특성 상 한국 등 다른 나라와의 공연예술 교류에 대한 책임이나 사명감을 갖고 있다. 매년 각국의 현대연극을 소개할 예정이며, 한국도 더 좋은, 더 다양한 작품으로 중국을 찾아오길 바란다. 서로 일하는 방식이 다르고 소통에 장애가 있지만, 대의라는 것을 전제로 교류하고 발전해야 한다. 참고로 올해 10-11월 경 주호성 씨를 주연으로 <빨간 피터의 고백>을 올릴 예정이다.

푸웨이보 동방선봉극장장

● 한국과 중국의 공연예술 국제교류는 앞으로 어떤 방식이 되어야 할까? 앞으로는 아무래도 공동제작이나 합작 방식으로 가야 할 것 같다. 완성된 작품을 들고 오기 보다 공동 창작을 하거나 워크숍이나 학술행사 등으로 다양한 교류가 있으면 좋겠고, 이러한 방식으로 진일보할 필요성이 있다. 한국 드라마와 영화가 중국에서 인기있는 이유는 연극과 같은 기초 예술이 탄탄하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수준 높은 작품이기 때문이며, 한국의 무대극은 크게 발전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실기나 이론 교육도 함께 해보고 싶고, 서로 깊이 알게 했으면 한다. 일회성 공연보다는 미학적인 태도를 공유하고 교류하는 작품과 행사로 많이 찾아오길 바란다. ● 중국과 공연예술 교류를 원하는 한국 기획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중국 법률과 법규를 알고 와야 할 것이다. 중국 문화부의 규정과 연출관리조례를 준수해야 한다. 또한 중국 관객의 관람 태도나 심리적ㆍ정서적 차이를 이해하여야 한다. 중국 관객은 매우 자유로운 태도로 공연을 관람한다. 공연 시 출입이 자유롭고 무대와 소통하는 방식도 다르다. 중국에 진출하는 기업이나 기획사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지만, 연극은 산업이나 상업적으로 보기 힘든 면이 있다. 현재 중국은 국가가 100% 지원하고 있지만 체질개선 중이며, 앞으로 공연산업 측면으로 가게 될 것이다. 현재 초기단계이지만 최근 1-2년 사이 문화산업적 측면이 강조되고 발전하고 있고, 관련 정책이나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최근 중국 내에서는 국내-해외 기업의 참여와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 <격정의 카르멘>이라는 작품은 오스트리아에서 투자했고, <동방 브로드웨이>는 미국에서 참여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외국 기획자들이 중국 관객을 이해하지 못하고, 정책이나 특수성을 이해하지 못하여 업무 진행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많이 봤다. 사회적으로나 시장 자체의 다른 점에 대한 검토가 중국 진출 전에 선행되어야 한다. ● 마지막 질문이다. 당신이 생각하는 예술경영이란 무엇인가? 예술경영은 창작을 체계화하고 분석, 정리하여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그렇지만 기업경영과는 일정한 차이가 있다. 바로 사람을 향한 것이라는 점이다. 일정한 공식이 있는 것이 아니라 예술 창작의 변화무쌍함을 과학적으로 시스템화하고 예술가들의 상상력과 재능이 발휘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 일반 기업경영과는 달리 매번 다르고 복잡하기 때문에 매뉴얼이 있을 수 없다. 인간과 인성에 중점을 두는 것이 예술경영이라고 본다.

푸웨이보씨는 지속적으로 한국 공연예술을 소개하고 동방선봉극장을 통해 해외의 새롭고 실험적인 작품들을 선보이려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짧은 인터뷰 시간으로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점이 아쉬웠으나, 단지 중국을 새롭고 넓은 ‘시장’으로 접근하기 보다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고 미학적인 태도를 공유하는 ‘지속 가능한’ 파트너로서 중국을 바라보고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그의 모습에서 국제교류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보게 되었다.

인터뷰, 사진_남은정(지원컨설팅팀) 통역_장혜원(<집중! 한국현대연극-삼인삼색> 현지 코디네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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