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기획은 가치를 창출하는 일

조형준(아르코예술극장 수석공연기획)

공연기획이라는 일을 막 시작했거나 지망하고 있는 분들에게 ‘공연기획’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부부은 ‘좋은 공연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게 하는 일’, ‘홍보 마케팅을 전략적이고 치밀하게 하여 흥행에 성공하게 만드는일’, 또는 ‘예술적으로 완성도 높은 공연을 만들어내는 일’ 더 나아가 너무도 광범위한 개념에 갇혀 제대로 답변을 못하는 경우가 있다. 실은 다양한 의미와 영역을 갖고 있는 분야이기에 다 틀린 답변은 아니다. 어떻게 보면 또 다 맞는 답변일 수도 있다. 하지만, ‘좋은 공연’ 또는 ‘예술적으로 완성도 높은 공연’, ‘흥행’이란 무엇일까? 이 부분에서는 공연예술의 본질을 무엇으로 보느냐에 따라 다양한 답변이 나올 수 있다. 공연기획은 공연이라는 공연예술과 관객의 만남을 통해 어떠한 결과물들을 창출해내는 일이다. 예전에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X-file'이란 외화가 있었다. 그 외화의 주인공 멀더는 일상의 눈으로는 미해결 사건인 X-file 사건들을 일상너머 진실은 있다 라는 믿음으로 파헤쳐나간다. 그 속에서 새롭고 다양한 지식과 기법, 그리고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새로운 진실들을 찾아간다. 세상을 지배하는 권력의 음모, 또는 지금까지의 과학적 관점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상 세상의 이면의 세계를 파헤쳐 나가는 것이다. 공연예술의 본질이 딱 이거와 같다라고 말할 수 없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과 삶을 여러 각도에서 살펴보고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는 일련의 목표와 행위는 비슷하다. 공연기획은 바로 멀더의 역할인 것이다. 공연기획이 공연예술의 사무적인 부분으로만 생각하는 시선들이 아직도 남아있다. 좀더 적극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공연기획은 공연예술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는 철학 또는 예술의 분야이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가치를 찾기 위해 사무적인 지식, 홍보마케팅 노하우, 경영학, 그리고 많은 분야와의 네트워크 등의 다양한 지식과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수단에 갇혀 애초의 목적을 잊어서는 안된다. 우리가 사는 세상과 삶에 대해 새로운 가치를 찾고자하는 욕구가 나침반의 바늘처럼 확고할 때, 비로소 공연기획은 시작되는 것이며 다양한 수단들의 활용도 또한 높아지는 것이다. 애초에 목표했던 것 이상의 수확을 거둬 많은 이들과 함께 그 새로운 가치를 나누는 기쁨이 공연기획의 가장 큰 보람 아니겠는가. 공연기획은 망망대해 같은 공연제작 과정의 나침반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