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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기업의 사회공헌활동과 문화예술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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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7-04-25 조회수 3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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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사회공헌활동과 문화예술 마케팅

임태형 (KT 홍보실 사회공헌부장)

임태형

최근 대형병원 입구에 들어서면 종종 로비에서 펼쳐지는 공연을 볼 수 있다. 좋은 일로 병원을 찾을 리 없는 대부분의 내방객과 입원 환자들에게 병원 로비의 공연은 울적한 마음을 달래주고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몇 년 전부턴가 매년 연말연시마다 서울 시내에서 펼쳐지는 빛의 축제인 루미나리에는 몇 개의 기업이 함께 모든 시민들에게 화려하고 멋진 성탄과 새해를 선물하는 경우이다. 지역에 기반을 둔 기업의 경우는 수준급의 공연장을 만들어 운영하고 각종 문화행사를 주최하는 등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해 흔쾌히 투자용 지갑을 연다. 최근 5, 6년 사이 기업의 문화예술 마케팅은 과거와는 다른 유연성, 확장성을 가지면서 컨텐츠를 다양화하고 대상을 넓히고 있으며, 이를 도입하고 전략적 활용도를 높이는 기업도 증가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는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의 활성화와 무관치 않은데, 그 이유는, 사회공헌활동과 문화예술마케팅 모두 고객의 감성에 소구하는 경영활동이라는 것이고, 소위 감성경영의 중요성에 눈을 뜨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사회공헌과 마케팅은 분명 다르다. 하지만 수년 전부터 활성화된 사회공헌활동이 오래 전부터 해 오던 문화예술 마케팅에 변화의 동력을 제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즉, 과거의 단순한 후원·협찬에서 벗어나 문화예술을 마케팅의 도구로 적극 활용하려는 움직임에 동질의 감수성을 가진 활동인 사회공헌을 끌어들이려는 시도를 하면서 기업의 문화예술 분야에서 마케팅과 사회공헌의 경계선이 옅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편, 기업의 직원으로서 현장에서 느끼는 점은 이러한 활동들이 외부 고객이나 시민을 지향한 활동이라고 하지만 동시에 내부 임직원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바로 회사에 대한 자긍심의 제고이다. 자긍심은 오너의 영향을 받은 문화예술적 감수성과 더불어 업무성과 제고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이런 내적·외적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는 효과를 인지한 때문인지 사회공헌활동과 문화예술 마케팅의 중요도가 한 층 제고됨은 물론 두 활동간의 접목을 시도하는 기업들을 최근 들어 빈번하게 만나게 된다. 기업이 협찬한 공연에서 소외계층에게 일정부분의 좌석을 무료로 제공한다거나, 문화예술단체와 제휴하여 문화소외지역을 찾아 공연봉사를 하는 것, 그리고 문화공간으로 꾸며진 사옥의 로비를 시민에게 개방하고, 큰 임대수익을 포기하면서 1층 영업공간을 상설공연이 있는 시민휴식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것과 같은, 문화예술과 사회공헌의 접목은, 마케팅 효과의 제고는 물론 사회공헌 활동의 완성도까지 높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사회공헌과 문화예술마케팅은 별개의 경영활동이 아니라, 이제는 서로를 필요로 하며 함께 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음에 주목하고, 이러한 변화에 맞추어 문화예술단체가 기업을 어떻게 파트너로 끌어들일 것인가를 새로운 시각에서 고민할 필요가 있다. 우선, 이러한 변화에 관계없이 여전히 지켜가야 할 원칙은 자기 단체만이 가진 차별화된 우수한 인적 자원이나 콘텐츠를 갖추는 것이고 이를 기반으로 기업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는 장기적인 노력에다 홍보·마케팅, 예산 개념이 반영된 충실한 제안서의 작성이다. 빠른 결과를 바라는 성급함이나 화려한 수식어로만 가득한 제안서는 열기 어려운 기업의 마음을 더 굳게 닫아버리게 할 수도 있음을 되새겨 보아야 한다. 이에 더해 이제는, 단순히 인쇄물이나 플라카드에 협찬기업명을 인쇄하거나 티켓을 제공하는 것으로 대가를 다했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기업과 함께 사회공헌, 마케팅을 고민하며 훌륭한 활용가치가 있음을 제안하고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즉, 기업을 재원(財源)의 제공자로만 보아서는 곤란하며, 미션을 공유하는 파트너로 볼 때 기업과의 협업 가능성은 커지는 것이다. 이미 10여년 전부터 지금까지 기업 내에서는 사회공헌과 마케팅 부서간 협업의 결과로, 사회복지나 환경분야에서 사회공헌활동과 접목된 다양한 공익연계마케팅(Cause Related Marketing)이 보편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을 볼 때, 문화예술단체가 여전히 광고(廣告)라는 뻔한(?) 선물로, 유행에 민감한 연인인 기업의 환심을 사기가 쉽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문화예술 상품 그 자체만을 내놓기 보다는 마케팅 및 사회공헌의 solution이 포함된 복합상품을 갖추고 '기업의 경쟁력 제고'라는 군침도는 선물꾸러미를 만들어 오기를 기업은 원한다. 문화예술단체에서는 기업이 문화예술에 대해 여전히 애정이 부족하다고 느끼며, 제안서를 매번 퇴짜만 놓는 기업이 야속해 보일지도 모르지만 마케팅과 사회공헌의 접목이라는 활황장세를 놓치지 않는다면 시장을 확대시킬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어 보인다. 산뜻한 전시공간으로 탈바꿈한 광화문 지하도, 그 지하도를 나와서 만나는 보험회사 사옥 벽면에 걸린 마음이 편안해지는 시 한편, 그리고 광화문 방향으로 조금 더 가다 보면 통신회사 사옥 1층, 그 금싸라기 땅에서 수준 높은 공연을 공짜로 즐기며 휴식을 취하며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이런 기분 좋은 문화예술 Situation의 아이디어는 기업측에서 먼저 나왔을까, 문화예술 측에서 나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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