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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을 들려주세요...[열린강좌-에딘버러 진출 전략과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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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7-06-27 조회수 3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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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아트홀 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열린강좌 "에딘버러 진출 전략과 사례"
충무아트홀 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열린강좌 "에딘버러 진출 전략과 사례"

행간을 들려주세요...

[열린강좌-에딘버러 진출 전략과 사례] 리뷰

장은영 ((사)창무예술원 기획팀)

이런저런 강좌를 쫓아다니다 보면 가장 답답한 발제자는‘아나운서형’이라고 할 수 있다. 끈적하게 달라붙는 일거리들을 겨우 떼어나고 나온 사람들을 두고 자료집 한줄 한줄 그대로 읽어 내려가는 타입 말이다. 한눈에 들어오는 간략한 PPT와 두고두고 참고할 수 있는 상세한 데이터들, 그리고 그 둘 사이에도 미처 넣지 못한 팁과 예시들이 발제자 입에서 나오면 명실공히 기쁨주고 사랑받는 강좌라 생각한다. 딱딱한 글자 사이 행간 속에서 살아숨쉬는 이야기가 듣고 싶어서 귀동냥을 다니는 것이다. 6월 7일 1시에 열린 <열린강좌-에딘버러 진출 전략과 사례>는 매우 준수한 사례였다. 언뜻 교집합이 많이 나올 듯이 보이는 주제였으나 난타의 송승환씨는 에딘버러로 눈을 돌리게 된 방향설정과 전체적인 과정을 이야기했고, 점프의 김경훈씨는 막상 에딘버러에 도착했을 때의 세부적인 정보들을 짚어주어 다른 색깔의 강의가 되었다. 난타의 경우 주목할 점은 브로드웨이아시아라는 해외 에이전시를 고용했다는 점이었다. 몇 차례의 시장조사 결과 해외 에이전시의 필요성을 느꼈고, 경비를 자부담하여 프로그래머 중 한명을 초청한다. 브로드웨이아시아는 그 전까지 브로드웨이 무대의 작품들을 아시아 시장에 파는 업무를 주로 하고 있었으나 난타를 첫 작품으로 아시아의 작품을 브로드웨이에 파는 확장 또는 전환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해외 에이전시와는 Show Doctor를 고용할 것과 세계적인 마켓이나 축제에서 검증 받는 것을 조건으로 계약을 하는데 난타의 성공으로 2년 후에는 더욱 좋은 조건으로 재계약하게 됐다고 밝혔다. 어쩌다보니 작품 하나가 잘 나와 흥행에 성공한 것이 아니라 그 이전에 치밀한 계획과 타겟 설정, 방법론에 대한 숱한 고민들이 놀라웠다. 또한 고무적이었던 건 신문지상에서 그리 효과있게 보이지 않았던 오프브로드웨이 진출이 에딘버러의 경험과 함께 난타의 몸값을 올려놨다는 것이었다. 마켓의 역할을 하는 에딘버러 축제가 연쇄작용처럼 꼬리에 꼬리를 무는 해외투어 계약을 가지고 왔고, 해외투어는 또 다른 국가로의 진출을 가져왔다. 난타라는 작품이 한번 붐을 일으키고 몇 년 뒤 다른 공연처럼 조용히 사라진 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첨부된 데이터에는 관객비율이 점점 외국인 부분이 올라가는 양상을 보였다. 현재에도 해외투어는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고 80%가 넘는 외국 관광객의 점유율로, 일견 사라진 듯 보이지만 또다른 시장과 타겟을 상대로 열심히 뛰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왼쪽부터 발표자인 (주)PMC 송승환 대표와 (주)예감 김경훈 대표
왼쪽부터 발표자인 (주)PMC 송승환 대표와 (주)예감 김경훈 대표

한국에서 점프를 보고 2005년 에딘버러 무대에서 점프를 또 보고 온 친구가 공연이 달라졌다고 정말 재미있다며 메일을 보내왔었다. ‘그럴 리가. 축제 때문에 들떠서 그렇겠지.’라며 일축했는데 점프팀 역시 쇼 닥터(Show Doctor)를 도입했다고 한다. 웃음의 타이밍을 맞추기 위해서 도입했다고 설명했는데, 단순히 ‘우리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고루한 배짱이나 어설픈 오리엔탈리즘에 기댄 것이 아니라 세계 공통의 감성에 맞추고자 노력한 모습이 성공을 끌어왔다고 생각되었다. 점프 김경훈씨는 ‘기획자의 하루’, ‘홍보의 하루’를 순차적으로 나열하고 세세한 항목까지 말해주어 에딘버러 진출이 코 앞에 닥친 들소리 등의 팀에게는 금과옥조로 느껴졌을 듯하다. 프린지 공식 프로그램에는 돈이 좀 더 들더라도 좋은 페이지에 광고하라는 팁이 그 중 하나다. 즉시적인 티켓 판매 향상 등의 반응보다는 국내로 돌아왔을 때나 이후의 프로모션 연계 시에 큰 가치를 지닌다는 것이다. 또한 화물 운송 일정, 티켓 판매 전략 및 배분 등, 공연시간은 5시가 최적이다 등의 팁을 주었다. 양쪽 다 강조했던 점은 컴퍼니 매니저의 역할과 능력이었다. 에딘버러까지 가서 끝까지 마무리하고 돌아올 만한 사람으로 창구를 통일하고, 영어는 당연히 필수. 이 컴퍼니 매니저의 역할에 따라 현지에서의 티켓 판매 신장, 해외 마켓 연계, 유럽 쪽 네트워킹 등의 역량 확보가 달라진다고 한다. 영어를 잘하는 컴퍼니 매니저의 존재. 어깨가 무거워지는 순간이다. 그 외에 마켓으로 봤을 때 에딘버러가 좋은 점과 코미디가 가장 좋은 흥행성적을 거둔다는 공통의견이 있었다. 예술성을 검증받고 싶다면 아비뇽 페스티벌로, 마켓의 기능을 노린다면 에딘버러로. 다른 축제도 아니고 에딘버러를 노린 것은 지금 현재 다수의 프로그래머들과 마케터들이 활발히 움직이는 곳이기 때문이다. 사실 지금 소속되어있는 단체가 무용단체로 마켓과 코미디가 주종이라면 많이 동떨어진 단체이다. 그래서 그 두 가지를 강조하는 두 강의가 순수예술단체에게는 괴리감을 느끼게 하는 부분도 있었다. 아무리 마켓이 강조되어도 본연은 축제가 아닌가. 순수예술단체가 예술적 평가와 성공적인 마케팅까지 얻으려면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 걸까. 오로라노바 극장에서 봤던 신체극들이 머릿속을 지나갔다. 열린강좌- 에딘버러 진출 전략과 사례 마지막 편성은 극단 여행자의 <한여름 밤의 꿈> 사례로 준비되어있다고 들었다. 순수예술단체의 접근방식은 또 어떻게 틀리런지. 허전한 한구석을 꽉 채워줄 수 있는 강의이길 기대해본다.

관련 정보 열린강좌 "에딘버러 진출 전략과 사례"

일시 : 6월 7일(목) 오후 1시-4시 30분 장소 : 충무아트홀 컨벤션센터 발표자 : 송승환((주)PMC 대표), 김경훈((주)예감 대표)

필자 약력 장 은 영 홍대 초미녀 (재)과천한마당축제 (사)창무예술원 기획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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