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온라인 마케팅에 대해 알고 싶은 두 세가지 것들
공연 온라인 마케팅 : 매체력의 활용과 문제점
이기성((주)파챠이엔터테인먼트)
공연 온라인 마케팅의 2세대 매체인 티켓 판매 대행 사이트들의 출현은 공연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에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안팎의 수많은 환경적 요인들이 있지만 온라인 마케팅 영역에 있어서의 그것은 가히 폭발적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들의 출현으로 인해 티켓 판매 및 좌석 관리 업무가 효율적이고 더 정확하게 진행되면서 예약률이 높아지게 되고 마케팅의 방향성을 제시해 주는 역할도 할 수 있게 되었다. 예를 들면, 공연 시작을 1개월 앞두고 티켓 판매를 시작했을 때 만일 판매가 예상보다 저조한 경우,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는 이미 공연 시작이 코앞으로 다가와서 미쳐 손을 쓰기 어려운 상황일 것이다. 그렇지만 2개월 또는 3개월 전에 티켓 판매를 시작했다면 비교적 여유 있게 판매 추이를 보면서 마케팅 진행을 할 수 있을 것이므로 2세대 매체의 영향력은 점차로 증대되어 갔다. 효율적인 티켓 판매 다음으로 공연에 큰 영향을 미친 부분은 온라인이 지닌 독창적이고 특수한 매체력의 효과를 들 수 있겠다. 온라인을 활용해 공연 관람을 원하는 관객들에게 보다 더 효율적이고 직접적인 마케팅 활동을 진행함으로써 수익률 - 티켓 판매뿐 아니라 업무 자원의 효율적 활용 등의 부분까지 포함해서 - 을 높이는데 기여한 것이다. 더구나 포털 사이트와 티켓 판매 대행 사이트가 제휴 형태로 손을 잡게 되면서 티켓 판매 대행 사이트는 명실상부하게 가장 중요한 온라인 매체로 부각되기 시작하였고 결국, 티켓 판매 대행 수수료를 최소화하면서 최대의 노출과 판매가 이루어지도록 하는데 마케터의 역량이 집중되었다. 그러나 티켓 판매 대행사와 공연 단체가 판매 대행 수수료율을 낮추는 부분에 집중하게 되면서 마케터들은 장기적인 발전 플랜을 마련할 기회를 간과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게 된다. 수수료율의 변동에 따른 공연 수익률 변화에 몰두하게 되고 판매 대행사의 매체력이 그만큼의 수수료를 줄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판단이 진행되는 동안, 공연 단체들은 스스로의 브랜드를 강화시킬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따라서, 이런 저런 공연을 많이 진행했지만 공연의 인지도나 출연 배우의 인기에 비해 공연을 제작하고 기획한 회사와 사람에 대한 신뢰도나 인지도는 상대적으로 형편없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게 된 것이다. 공연 단체 스스로에 대한 가치 창출 활동이 미비할 진대 공연을 관람한 관객에 대한 부분은 당연히 신경을 쓰지 못할 수밖에 없었다. 판매 대행사를 통해 티켓을 구입했지만 우리 공연을 관람했으므로 당연히 우리 관객이라고 생각을 하게 되는데 실상은 개인의 정보를 보호하는 법률(‘전자거래기본법’,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등에서 ‘개인정보가 분실·도난·누출·변조 또는 훼손되지 아니하도록’ 규정하고 있거나 ‘개인의 동의를 얻은 후에 이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음)은 이런 생각들이 틀렸음을 상기시켜 주었고 뒤늦게 이 부분에 대한 심각성을 깨달았을 때는 판매 대행 수수료를 낮춘데 대한 기회비용이 이미 상당히 많이 발생한 시점이었다. 애석하지만 티켓 판매 대행사는 공연 단체에게 관객 정보를 주고 싶어도 줄 수가 없는 상황인 것이다.(사실 자사 사이트의 매체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주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뒤늦게 선구적으로 이에 대한 대안이 필요하다고 느낀 공연 단체들이 나타나면서 브랜드에 대한 가치를 중요시하게 되고 이를 통해 3세대 매체의 출현을 가속화시키게 된다. 다음 편에서 3세대 매체에 대해 들여다보도록 하자. 티켓 판매 대행사의 매체력을 이용한 마케팅은 POP(Point Of Purchase; 구매 시점 광고)적 성격이 강하다. 따라서 일반 매체를 통한 마케팅 활동이 필요한데 온라인을 통해 진행되는 것은 주요 포털 사이트들과 스폰서십을 맺고 그들의 매체력과 공연 콘텐츠 간 윈-윈(Win-Win) 전략을 구사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왔다. 이는 다른 관점에서 보면 포털 사이트를 매체로서 인식하기보다는 메세나 활동을 하는 기업과 같은 시각에서 바라본 측면이 크다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인식은 2004년 말에 이르러서야 조금씩 바뀌기 시작해서 2006년쯤에 비교적 많이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상호간의 시각차는 크기만 하다. 수많은 업종의 다양한 브랜드와 제품이 포털 사이트를 통해 강약을 조절해 가며 마케팅 활동을 영위하는데 비해 공연 단체는 해당 공연이 있을 때에만 포털 사이트의 매체력을 빌려 볼까 생각하게 되면서 자연히 기회가 상대적으로 줄게 되고 그나마 생기는 기회조차도 규모가 크고 인지도가 높은 공연 위주로 가게 되는 것이다. 더구나 포털 사이트들은 공연을 문화나 예술적 관점에서 명백히 다른 점이 많다는 것을 인정하기보다는 오히려 동일한 종류 또는 '여러 업종 중 하나' 로 바라보는 성향이 지배적인 흐름이 되고 공연들은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 부분은 포털 사이트들 보다는 상황 변화를 잘 인식하지 못한 공연 마케터들에게 더 책임이 있다고 봐야 하겠다. 신문이나 방송과 같은 언론매체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공연에 대한 지원이나 관심을 표명하는 것과는 달리 포털 사이트들은 경제적 논리에 더 매달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며 여러 가지 제약으로 인해 마케터들은 포털 사이트를 메세나적 관점으로 보지 않을 수 없는 게 처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위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브랜드를 키우지 못한 것도 가장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라 하겠다. 또 한 가지 문제는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 주요 포털 사이트만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진행하려는데 있다. 포털 사이트의 방문자 수(UV; Unique Visitor)와 페이지뷰(Page View)가 압도적으로 높기는 하지만 특정 카테고리에 주력하는 사이트와 비교했을 때 주목도와 도달률이 낮아지게 되므로 언제나 효과가 높다고 볼 수만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도 일부 공연 마케터 중에는 "네이버 초기 화면에 딱 일주일만 노출되면 판매가 확 올라갈 텐데…."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이것은 판매가 확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노출수가 확 올라가는 것이다. 실제로 포털 사이트에서 일반적으로 많이 진행되고 있는 배너나 아이콘 등의 경우 노출 수 대비 클릭률은 대체로 1%를 넘지 못한다. 노출이 얼마나 티켓 구매로 연결되는 지에 대해 정확히 확인된 바는 없지만 공연에 따라 굉장히 들쭉날쭉한데 다른 매체들에서 진행되는 마케팅과의 연속성을 가지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는 일반 업종에서는 매체들 간의 마케팅 시너지효과를 통해 효과가 상승한다는 내용이 체계적으로 이미 입증되었다. 그러나 아직 공연 단체들은 이 부분에 대해 일반 업종과 비슷한 시각으로 바라보지 않고 있는데 매체간의 연속성보다는 개별 매체들의 파괴력에 더 주목하고 있는 것 같다. 이 부분에 대해서 다음 편에서 더 깊이 들어가 보도록 하겠다.
필자약력 필자 이기성은 단국대학교 경영대학원 예술경영학과를 수료했으며, (주)인터파크와 NHN(주)에서 오랫동안 온라인 티켓 마케팅 업무를 담당해 왔다. 현재 ㈜파챠이엔터테인먼트에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