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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장르를 함께 실험하고 고민하는 동반자<br>과천 한마당축제와 프랑스 샬롱 거리예술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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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7-11-02 조회수 3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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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교류 파트너]

장르를 함께 실험하고 고민하는 동반자
과천한마당축제와 프랑스 샬롱 거리예술 축제

조동희(과천한마당축제 기획홍보실장)

나는 1999년 말부터 2004년 말까지 약 5년 동안 프랑스에서 거리예술과 축제에 대해 공부했다. 당시 거리예술 극단과 축제는 나에게 흥미로운 연구대상이자, 가능성 있는 미래의 사업 파트너이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대학에 입학해도 관련 자료가 터무니없이 부족했고, 다른 선택이 없었던 나는 현장으로 달려가 그들을 직접 보고 만날 수밖에 없었다. 프랑스는 넓은데다 축제가 너무 많아, 유학생인 나는 몇몇 축제의 경우, 한두 차례 방문으로 분위기만 엿보는 데 그쳐야했다. 하지만, tif롱, 오리악, 소뜨빌의 거리예술 축제에는 4, 5년간 집중적으로 방문했고, 이 축제들은 해가 거듭될수록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샬롱축제에 참여하는 나의 위치 역시 비디오 아티스트, 인턴, 관객, 한국 거리예술 축제의 프로그래머, 한불 공동제작의 한국 측 극단 행정담당으로 바뀌어갔다. 샬롱시의 거리예술 축제인 ‘거리의 샬롱(Chalon dans la rue)’에 대해서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축제사무소가 있는 도축장(Abattoir)을 방문한 것은 축제기간이 아닌 2001년 3월이었다. 프랑스의 ‘거리예술 제작센터(Centre national des Arts de la Rue)’는 프랑스 거리예술 창작의 중요한 거점이 되는 장소이다. 나는 당시 석사논문을 위해 프랑스 전역에 있는 대표적인 9개의 제작센터를 촬영하고, 감독 및 연습중인 극단과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당연히 당시 샬롱축제 예술감독인 삐에르 라야(Pierre Layac)와도 인터뷰를 가졌는데, 그가 감기 몸살이 걸린 몸을 이끌고 한 시간 넘게 나의 집요한 질문에 진땀을 흘리며 답변을 해주었던 것이 샬롱축제와의 첫 번째 기억이다. ‘거리의 샬롱(Chalon dans la rue)’ 축제 현장을 직접 찾은 것은 비교적 늦은 2002년이었다. 나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비디오카메라를 손에 들고 축제의 현장을 누볐고, 축제 관계자들은 나에게 ‘비디오 아티스트’라는 어울리지 않는 이름을 부여해주며 큰 관심을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프랑스가 아무리 다민족사회이고 거리예술이 다양한 관객을 대상으로 한다고는 하지만, 실제 축제에서는 볼 수 있는 것은 유럽인과 소수의 아랍계, 그리고 아프리카계 흑인들뿐이다. 그러니 손에는 카메라, 어깨에는 삼각대를 들고 거의 모든 공식참가작을 찍으러 뛰어 다니는 아시아인의 모습은 오히려 프랑스 언론의 취재 대상이 되기도 했다. 두 번째 해, 다시 축제를 찾자 이들은 반기면서도 경계의 눈빛을 보냈다. 단순한 미디어의 호기심에 그치지 않는, 무언가 다른 목적이 있어 축제 현장에 자주 모습을 비춘다고 해석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이 기간은 그리 길지 않았고, 그들은 나에게 같은 길을 가는 ‘동지’적인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왜 거리예술에 관심이 있는지, 한국의 거리예술은 어떤지에 대해 묻기 시작했고, 나 역시 그간 축제를 둘러보며 느낀 점들을 답변할 책임감을 갖게 됐다. 전 예술감독 삐에르 라야(Pierre Layac)의 ‘입김’ 덕도 있어, 그 해 4월부터 7월까지 네 달 동안은 부르고뉴대학의 문화정책 DESS(고등전문연구과정) 연수의 일환으로 축제사무실에서인턴으로 근무했다. 그 이후부터는 축제의 재정이나 극단의 예술적인 성향 같은 비교적 심도 깊은 이야기들이 오고 갔다. 2004년이 되자 나는 논문으로 인해 마음이 조급해졌다. 샬롱축제에는 습관적으로 카메라를 든 관객으로 참여했지만, 축제를 촬영하며 즐길 여유는 없었다. 이때 만난 또 한명의 중요한 파트너가 바로 임수택 예술감독이었고, 2004년 말 귀국한 직후부터 과천한마당축제에서 함께 일을 시작했다. 내가 한국의 거리예술 축제에서 일하게 된 것에 대해 프랑스에 있는 지인들 역시 반가워했고, 내게도 그간 쌓아온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무척 다행스런 일이었다. 2005년에는 한국의 거리예술축제 프로그래머 자격으로 샬롱축제를 다시 찾았다. 그리고 2006년, 한불 거리극 공동제작을 위한 첫 번째 미팅이 시작됐다. 극단 일로토피(Ilotopie)는 아비뇽연극제에 네 번이나 초청된 프랑스 거리예술을 대표하는 단체로, 예술감독 브뤼노 슈느블랭(Bruno Schnebelin) 역시 나와는 2001년 일로토피 제작센터를 방문하면서 만난 인연이 있다. 그는 다른 프랑스인에게 나를 소개할 때 “프랑스의 거리예술 공연을 영상으로 가장 많이 도둑질한 사람”이라고 농담처럼 얘기한다. 그는 공동제작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고, 2006년 한불공동제작 거리극인 <요리의 출구(Sortie de cuisine)>로 과천을 찾았다. 프랑스의 거리예술은 일반 공연과 비교하자면, 비주류적 성향이 다분하다. 그래서인지 거리예술가들의 관계는 단순한 파트너의 의미를 넘어 거리예술의 발전을 함께 고민하고 실험하는 동반자의 성격이 강하다. 때문에 그들의 유대관계는 타 장르에 비해 돈독하면서도 어떤 의미에서는 타 장르와 분명하게 선을 그으려는 배타적인 성향 역시 어느 정도 내재되어있다. 국제교류 파트너에 대한 소개가 글이 짧은 개인사가 되어버린 것은 이들을 비슷한 곳을 보고 함께 가는 ‘동반자’로 생각하는 데서 비롯된 것임을 이해해 주길 바란다. 지금까지 만난 적지 않은 파트너들 중에는 이미 함께 작업을 해본 사람도 있고, 앞으로 함께 일해 나갈 사람도 있으며, 어쩌면 특별히 무언가를 함께 하지 않고 그저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게 될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떤 관계가 되건, 나의 파트너들은 앞으로도 새로운 예술, 새로운 예술교류 방식을 실험하는 든든한 동반자로 있어줄 것이다. 오리악축제 메인 캐릭터. 무심코 길을 가다 거리극을 보고 놀란 남성을 표현했다. 샬롱축제 로고. 더 이상 이 로고는 사용하지 않는다. 샬롱축제 전 예술감독 삐에르 라야(Pierre Layac) 샬롱시의 거리예술 제작센터 '도축장(l'Abattoir)' 일로토피 극단의 예술감독 브뤼노 슈느블랭(Bruno Schnebelin) 일로토피의 거리예술 제작센터 '노란 레몬(le Citron jaune)' 2006년 샬롱축제에서 공연한 "요리의 출구" 필자 소개 조동희 (재)과천한마당축제 기획홍보실장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소위원회 위원(다원, 남북 및 국제교류) 부르고뉴대학 문화정책 DESS과정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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