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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공연 온라인 마케팅: 전문적인 매체력 확보를 위한 과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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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7-11-02 조회수 2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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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온라인 마케팅에 대해 알고 싶은 두 세가지 것들

공연 온라인 마케팅: 전문적인 매체력 확보를 위한 과제들

이기성((주)파챠이엔터테인먼트)

지난 목차지난 목차

1. 공연 온라인 마케팅의 어제와 오늘 ①
2. 공연 온라인 마케팅의 어제와 오늘 ②
3. 공연 온라인 마케팅 : 매체력의 활용과 문제점


 

지난 글에서 공연의 온라인 마케팅 매체를 1세대, 2세대로 구분하였고, 1세대 매체가 그 영향력을 강화하기도 전에 상업적 목적을 지닌 2세대 매체들이 출현하여 점차 강력한 매체력을 행사하였다고 했는데, 2세대 매체들이 공연 관객들에게 보편화될 무렵 3세대 매체의 출현이 시작되었다. 그 당시에는, 그리고 지금까지도 매체라고 하기에는 규모 면에서나 성격 면에서나 문제의 소지가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것은 바로 공연 기획사가 직접 운영하는 사이트이다. 2세대 매체처럼 티켓 예약이 이루어지기도 하며 공연 단체들이 직접 운영하기 때문에 해당 공연의 공식 사이트로서의 성격을 가질 수도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초기에는 티켓 판매 대행 사이트가 지닌 예약 기능을 해당 공연 단체의 사이트 내에서 구현되도록 하는 제휴 형태로 시작되었지만 빠르게 발전하는 한국의 IT업체들은 각각의 공연사이트에서도 예약이 가능한 상용 솔루션을 개발하기 시작하여 공연장이나 규모가 큰 공연 기획사에 공급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3세대 매체에 속하는 선구적인 사이트들로는 클럽발코니(www.clubbalcony.com), 신시뮤지컬컴퍼니(www.iseensee.com), 극단 사다리(www.sadari.org)등을 들 수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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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3세대 매체의 시기가 도래했다고 명확히 단정 짓기에는 아직 미흡한 점들이 몇 가지 있다. 우선 그러한 사이트 수가 적을 뿐더러 현존하는 사이트들도 방문자 수, 회원 수 등의 외형적인 면에서 다소 부족한 상황인 경우가 많다. 앞선 글에서 언급했듯이 브랜드 가치가 아직 약하다 보니 신뢰도 면에서나 인기 측면에서나 성장에 한계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외형은 차치하고 내실은 어떠할까? 공연 단체가 운영하다 보니 아무래도 진행 예정인 공연을 중심으로 콘텐츠가 구성되고, 해당 공연에 대해 관심이 있는 - 공연을 관람한 적이 있거나, 최소한 관람 의사를 가지고 있는 - 방문자들이 주를 이루게 된다. 즉, 대중성 측면이 다소 약하다는 게 약점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이들 사이트들은 비교적 충성도가 강한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강점도 있다.

고민은 여기에서 시작된다. 높은 회원 충성도를 유지하면서 신규 회원을 더욱 많이 유치해 나가기 위해서는 콘텐츠 구성을 강화해 나가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현실적인 제약이 있다. 수익적(경제적)인 면에서 우선적으로 부담이 있고, 사이트 성격과 회원 충성도를 잘 유지하면서 사이트의 매체력을 키워 나가고 이와 동시에 본연의 업무인 공연 진행을 성공적으로 진행 한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들은 나름의 역할을 잘 진행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최소한 판매 대행 수수료라는 비용을 자신들의 매체 가꾸기로 전환시키는데 성공하였으니 말이다.

오히려 3세대 매체들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는 공연 시장 전반의 분위기가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데서 찾을 수가 있다. 온라인에 대한 중요성을 기존의 오프라인 마케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하는 관점 또는 되면 좋고 안 되면 아쉽지만 온라인은 두고 간다는 이른바 '옵션'으로 생각하는 의식구조에 있다고 봐야 하겠는데 여러 가지 얽히고설킨 원인들 중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되는 요인은 온라인에 대한 공연 기획자들의 인식이다.

필자가 nhn에서 근무할 당시 여러 공연들의 온라인 마케팅 진행에 대한 협의를 했었는데, 거의 대부분 온라인이라는 애매한 예산 항목을 가지고 있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는 엄청난 모순이 아닐 수 없다. 기획 관련 다른 부분의 예산에는 담당자의 야근 교통비 지원 등의 항목까지 세부적으로 구분되어 있는 반면 온라인이라는 분야는 마치 비빔밥처럼 이런 저런 계정 과목들이 서로 섞여서 하나로 얽혀져 있었다. 티켓 판매 대행 수수료, 홈페이지 제작비, 광고비 정도로 나뉘어져 있다면 많이 세분화되어 있는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그나마 최근 들어 티켓 판매 대행 수수료는 별도로 책정하는 경우가 점점 보편화되고 있는데, 이는 수수료율이 올라가고 판매량이 늘어남에 따라 결국 판매대행 수수료의 비중이 늘어나게 되면서 '온라인 비빔밥'에서 당당하게(?) 하나의 메뉴로 독립할 수 있었던 것이다.

예산 항목이 세분화되어 있지 못하다는 점은 세심한 부분까지 업무 예측 및 진행을 방해하는 결과를 낳고 이는 마케팅 진행에 있어 전문성을 강화시키지 못하게 하며 결국 질적 발전을 더디게 한다는 면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예를 들어 보자. 홈페이지를 잘 만들기 위해서는 기획자, 디자이너, 개발자가 필요하다. 그러나 예산 수립 시 이 부분을 고려하지 않다 보니 현실에 존재하는 많은 공연 사이트들은 아는 사람을 통해 저렴하게 제작되는 경우가 많다. 당연히 어느 공연 사이트나 창의적인 면을 기대할 수 없고 비슷한 메뉴 구성을 가진 사이트들로 탄생하게 되며 더구나 기술이 좋고 감각이 뛰어난 사람이 만들었다 해도 공연 사이트 제작 경험이 많지 않다 보니 원하는 미감(美感)이 제대로 구현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또한 제작 이후에 대한 관리 부분이 고려되지 않아 고객들이 한 두 차례 방문한 이후에 반복적인 방문을 유도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마니아나 충성도를 갖춘 애호가들이 포털 사이트의 카페나 블로그를 찾아 가게 되고 사이트는 구색 갖추기 용으로 전락해 버리고 만다.

온라인에서 광고를 하거나, 티켓 이벤트를 하거나 혹은 협찬을 받아서 무료로 배너 노출을 할 수 있게 된 경우에는 소재라는 것을 제작해야 한다. 소재는 플래시 파일(flash), 이미지 파일(gif 또는 jpg), html, 동영상 파일(avi 또는 wmv)등 다양하게 만들어져야 하는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예산상의 방법이 없다. 장르와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한 공연에 소요되는 온라인 소재 제작 예산은 100만원을 넘지 않는 것이 보통인데 온라인 소재 때문에 직원을 둘 수도 없는 노릇이고, 외주를 주자니 질적 수준을 보장받을 수 없는 난처한 상황인 것이다.

자, 이제 비빔밥 예산은 지양하도록 하자. 공연 홈페이지를 꾸준히 만드는 사람, 온라인 소재를 꾸준히 만드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단가는 낮아지고 질은 높아지게 될 것이며, 3세대 매체가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차츰 굳건해 질 것이다. 그렇다면 브랜드 가치의 상승에도 기여해 나갈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있을까?

필자약력 이기성



필자 이기성은 단국대학교 경영대학원 예술경영학과를 수료했으며, (주)인터파크와 NHN(주)에서 오랫동안 온라인 티켓 마케팅 업무를 담당해 왔다. 현재 ㈜파챠이엔터테인먼트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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