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국립극장의 한 해 살림
글 및 정리ㆍ예술경영지원센터 국제교류팀
영국 국립극장(NT, National Theater)이 2006년 4월 1일부터 2007년 3월 31일까지의 극장 살림에 관한 연간보고서를 발표했다. 국립극장 내 극장별로 1년 동안의 공연 횟수는 올리비에 극장이 358회, 리텔톤 극장이 359회, 코티슬로 극장이 357회 등 총 1,070회였다. 평균 객석 점유율은 85%. 연간 총 관람객 수는 올리비에 극장이 37만8천 명, 리텔톤 극장이 24만8천 명, 코티슬로 극장이 9만4천 명 등 총 72만2천여 명이다. 무대에 올린 작품 대부분은 신작이었다. 올리비에 극장에서 공연된 7편 중 5편이 신작이었고, 리텔톤 극장은 8편 중 6편이, 코티슬로 극장은 9편 중 8편이 신작이었다. 연간 총 수입은 4,610만6천 파운드. 우리나라 돈으로 약 864억 원이며, 지난해 4,080만9천 파운드(약 765억 원)에 비하면 약 12% 상승했다. 이 중 티켓 판매액은 1,481만7천 파운드(약 278억 원)로 전체 수입의 31%였고, 예술위원회 지원금이 1,802만9천 파운드(약 338억 원)로 39.1%였다. 나머지 30%의 수입은 민간 재원, 기타 상품 판매 등을 통해 거두었다. 지출 금액은 총 4,378만9천 파운드(약 821억 원)였다. 이로써 연간 수익은 231만7천 파운드(약 43억 원)로 집계됐다. 작품 제작비가 3,223만5천 파운드(약 604억 원)로 전체 지출의 약 74%를 차지했고, 나머지는 교육, 조사, 기타 운영비 등으로 쓰였다.
영국 국립극장 백스테이지 투어 장면
국립극장의 예술감독인 니콜라스 하이트너(Nicholas Hytner)는 연간보고서 발간과 맞추어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 공연계가 관객 개발에 힘 쏟고 있다. 그러나 공연자와 관객이 모두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 공연계와 관객의 지평을 넓히고 새로운 지평을 개척하는 것이 최선이며, 최악은 기존 관객 및 공연계 동료들과의 관계에 고착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또한 국립극장이 전 국가적인 문화 담론 형성에 동참해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다며 국립극장의 역할을 강조했다. 레퍼토리에 대해서는 “과거의 위대한 작품”을 공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과거의 위대한 연극 유산에 새 생명을 입혀 현대 관객과 만나게 하는 일이 국립극장을 국립극장답게 만들며,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데 일조하는 것이기에 무대를 통해 고전 연극을 지켜나갈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관객들이 원하는 것을 할 필요도 있다며, 지난해 새로운 형식의 연극을 소개한 프로그램인 ‘플랫폼(Platform)’이 2만여 관객을 동원하는 큰 성공을 거둔 점을 눈여겨보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도 “새로운 연극, 새로운 서사를 그 어느 때보다 진정 원하고 있다”고 했다. 향후 국립극장의 행보는 2008년도 시즌 프로그램으로 엿볼 수 있다. 여배우 줄리엣 비노쉬와 안무가 아크람 칸의 공동 작업, 사뮤엘 아담슨과 마리안느 엘리엇이 함께 작업한 입센의 <절름발이 천사(Little Eyolf)>, 토니 해리슨과 마이클 프레인의 새 희곡 등이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계획 중인 신작 뮤지컬들은 내년 중 올려지지 않을 것 같다.
관련 정보 영국연극가이드 www.britishtheatreguide.info
※ 이 글은 국립극장 미르 2007년 10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