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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제작 공연 <만남>을 통해 이뤄낸 진짜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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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8-01-11 조회수 2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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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사다리ㆍ극단 가제노꼬큐슈의 만남
2002년~2006년 공동제작 공연<만남>을 통해 이뤄낸 진짜 만남

김보경(극단 사다리 기획팀장)

극단 사다리와 극단 가제노꼬큐슈의 첫 만남 극단 사다리와 극단 가제노꼬큐슈(風の子九州)의 만남은 가제노꼬큐슈가 1996년 한국 공연(서울 국제어린이공연예술제)에 참가하면서 시작되었다. 극단 가제노꼬는 1950년에 도쿄에서 창단된 일본의 대표적인 어린이연극 극단으로, 1980년대에는 일본 각 지역에 정착하여 해당지역 어린이들을 위한 활동을 전개하기 위해 ‘지역ㆍ지방극단’을 만들어서 지금 현재는 홋가이도(北海道)ㆍ도호쿠(東北)ㆍ동경(東京)ㆍ간사이(關西)ㆍ주시코쿠(中四國)ㆍ큐슈(九州) 등 각 지역에서 독립적인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극단 사다리는 극단 가제노꼬 여러 팀 중에서 특히 후쿠오카에 본거지를 두고 1985년에 창단된 큐슈 지역을 대상으로 활동하는 극단 가제노꼬큐슈팀과 교류하게 되었다. 다른 팀들에 비해 큐슈팀은 일상생활의 놀이를 중심으로 새로운 연극 형식을 찾으면서 어린이들이 참여하는 공연을 주로 제작하였으며, 해외 공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놀이로써의 연극’ 추구와 ‘해외극단과 공동제작’ 희망. 이 두 가지 공통점이 극단 사다리와 극단 가제노꼬큐슈가 서로에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관찰하며 만날 수 있는 접점이 되었다. 1996년 시작된 만남은 2002년 5월~2006년 1월까지 <만남>이라는 공연을 공동제작하게 하였으며, 두 극단의 교류는 상호 공연 초청, 인력 교류, 워크숍 진행 등 다양한 형태로 지속되고 있다. 극단 사다리와 극단 가제노꼬큐슈의 공동제작 합의 공통점을 확인하고 가능성을 검토한 두 극단은 2000년 8월 합동공연을 제작하기로 뜻을 모았다. 그 해 10월 극단 사다리의 배우 3명과 기획 1명이 후쿠오카에 방문하여 구체적인 만남을 가졌으며, 12월 사다리 정현욱 대표가 동경에서 있던 가제노꼬 전체 회의에 참가하여 공식적으로 공동제작에 대한 제안을 하였다. 그 당시를 회상하는 하야시상(극단 가제노꼬 대표)은 극단 대표로 온 사람이 너무 젊어서 당황했다고 한다. 그만큼 일본팀은 극단 사다리보다 평균 20세 이상 연령이 높고 의사결정이 늦은 편이다. 공동제작을 합의했지만 이후 진행에 있어 가장 큰 난점은 한국과 일본의 공연 환경이 다르다는데 있었다. 한국은 일정 기간 극장에서 공연을 하면 관객이 극장으로 찾아오는 반면, 일본은 학교 및 지역회관 등 관객이 모여 있는 곳으로 방문 공연을 한다. 학교 및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공연이 유치되며, 대부분은 체육관이나 강당에서 공연이 이루어지게 된다. 무대, 조명, 음향 장치 및 심지어 객석까지 모두 갖춘 ‘이동극장’이 되는 특성 때문에 배우들이 직접 설치부터 공연, 철거까지 다 해야 한다. 공연 후 지역사회의 교류회 등에 참가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보통 새벽 5시에 출발해서 공연장에 도착, 오전 10시에 공연, 각종 교류회 참가 및 철거, 다음 장소로 이동 등으로 이어지는 빡빡한 일정은 공연 2년차 이후에는 사다리 배우들에게 <만남> 공연 참가 결정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었다. 반면, 가제노꼬큐슈의 배우들은 이동 없이 1일 2회의 한국 공연이 장점이 되었다. 공동제작 합의 및 진행 사항을 간단하게 서술해 보면, 2001년 2월 극단 가제노꼬큐슈의 서울 공연에 맞춰서 극단 사다리 배우들과 교류와 워크숍 등을 진행하였고 제작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를 이루었다. 공연은 2002년 5월~7월까지는 일본 공연 후 7~8월은 한국에서 공연하기로 했다. 나카지마켄과 유홍영 공동연출, 음악과 미술은 일본 스텝이, 총 6명의 출연자 중 3명은 일본 배우가 3명은 한국 배우가 공동으로 참가하되 일본에서는 일본어로, 한국에서는 한국어로 진행하기로 하였다. 일본의 제작책임은 극단 가제노꼬큐슈에서, 한국의 제작책임은 극단 사다리에서 담당하고 한 해의 공연이 끝나면 양국의 공연수익을 똑같이 5:5로 나누는 방식으로 합의했다. 2002년 초연 이후 최소 3년 이상은 공연을 계속 하되 공연 제작 후 5년이 경과하면 양쪽 극단의 합의 하에 각 극단에서 원할 경우 국내 공연을 할 수 있다는 내용까지 포함되었다. 말 그대로 자본, 기간 등 거의 모든 요소들이 동등한 비율로 공동제작하는 방식이었다. 이후 2001년 5월, 11월, 12월에는 배우들과 연출, 음악, 무대 담당 스텝이 서울과 후쿠오카를 오가며 회의와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각 극단의 특성을 서로 파악하고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다.
공연 과정을 담은 제목 <만남> 점차 구체적인 작품 회의를 하면서 공연 제목을 무엇을 할지가 중요 쟁점이 되었다. 우선 한국과 일본 양쪽에서 발음하기 쉬울 것. 공연의 의의를 담을 것. 이 두 가지 조건을 충족시키는 제목을 찾았으나, 결국은 공연 제작 과정의 원론적인 뜻인 ‘만남’으로 결정되었다. 어린이공연에서 보통 선택하지 않는 추상적인 개념의 어려운 제목이었지만, 이런 결정은 유홍영, 나카지마 켄 두 연출의 의지가 컸다. 유홍영 연출은 한일 간의 극단들이 합동공연을 할 때 너무 쉽고 형식적인 관계로 만나 형식적인 공연으로 끝내는 모습들을 보면서 만일 우리가 그런 기회가 온다면 보다 ‘진정한’ 관계로 ‘진정한’ 작업을 하고 싶어 했고, 바로 그 기회가 온 것이다. ※ 극단 사다리와 극단 가제노꼬큐슈의 공동제작 공연 <만남>은 2002년 5월 30일 후쿠오카 초연을 시작으로 2006년 1월 25일 의정부 공연을 끝으로 공연일로만 14개월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면서 진행이 되었다. 공연 시작부터 공연의 성과 등에 대한 부분은 다음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정보공유라이선스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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