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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인도 문화예술 독립을 위한 지원 기구-인도예술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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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8-06-12 조회수 2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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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지난 5월 19일부터 20일까지 열린 <아시아 공연예술포럼>에서 인도의 민간 지원 기구인 인도예술재단(IFA)의 디렉터 안몰 벨라니씨를 만나 인도 예술재단의 설립 목적과 활동 현황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인도 문화예술 독립을 위한 지원 기구-인도예술재단


인도예술재단에 대해 설명을 부탁한다. 인도예술재단(IFA, India Foundation for the Arts, 이하 재단)은 1993년 인도예술진흥을 목적으로 창설된 민간 독립 재단으로서 인도 남부 방갈로르에 본부가 있다. 1990년대 초 포드재단은 인도예술과 철학을 지원하는 기금 지원 사업을 수행하기 위한 민간재단을 설립하고자 했다. 재단의 비전과 활동 영역 등을 설정하기 위해 예술가, 기업가, 광고전문가, 교수 등으로 구성된 5명의 자문위원회를 중심으로 약 2년간 광범위한 조사 작업을 실시하였다. 인도 예술의 진흥을 목적으로 하는 우리 재단은 다양한 예술을 모두 육성하고, 가치 있는 존재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예술은 개인과 공동체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우리 사회의 미래를 계획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믿기 때문이다. 우리는 또한 다음과 같은 신념과 가치를 가지고 있다. 첫째, 예술은 개인과 공동체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있어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둘째, 예술에 대한 지원은 계급, 언어, 종교, 성에 대한 편견 없이 이루어져야 한다. 셋째, 예술에 대한 성찰 뿐 아니라 성찰적인 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넷째, 투명성, 상호간의 신뢰, 상호 교통이 예술 후원의 원칙이다. 기금 지원과 조성 방법이 궁금하다. 기금은 주로 예술 활동에 관한 연구 작업이나 예술 창작을 지원하기 위해 사용된다. 이외 시급한 사안을 요하거나, 기타 목적을 위해 마련된 비정규 기금을 운영하고 있다. 기금 지원 분야는 리서치, 예술 교육, 신작 제작, 예술영역 넓히기(Extending Arts Practices) 등이다. 2007년도에는 국제 공동 작업, 연극 발전 등의 범주로 기금을 지원했었다. 초기 발의자였던 포드 재단의 기금이 시초였지만, 이후 인도의 트러스트 단체인 라탄 타타 트러스트(Sir Ratan Tata Trust)가 후원자로 나섰고, 이외 인도의 비영리기관, 개인 후원자들의 후원금이 들어오고 있다. 현재는 인도 기업과 개인의 후원이 주된 재원이다. 우리는 정부로부터의 기금은 일절 받지 않는다. 정부로부터 기금이나 재단 운영비 등을 받게 되는 경우, 독립성을 훼손 받게 되고, 우리 재단이 원하는 사업을 우리가 원하는 방식대로 이끌어가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재단만의 특별한 기금 지원 방식이 있다는 것으로 안다. 기존 장르 영역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예술 형식이나 스타일을 만들려는 예술적 시도, 기존의 레퍼토리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작품을 실험해보려는 단체, 문학, 과학 등 타 예술 분야와의 결합을 시도하려는 예술가, 예술 현장 시스템을 변화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지원 사업에 있어 대개 특정한 마감일이 없는 점이 특징이다. 수시로 해당 사항이 있는 경우, 작업의 실체를 정리한 제안서와 작품 및 단체 포트폴리오 등의 구비서류를 제출하면 보통 4주에서 6주 반 정도의 기간 동안 심사를 거쳐 지원을 결정한다. 지원 결정은 일방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재단의 지원 프로그램 담당자들이 제출된 서류를 바탕으로 예술가들과 대화하며, 제안서의 내용을 수정하거나, 제안 내용을 더욱 명확히 할 수 있도록 조언해준다. 제출된 서류만으로 예술가를 평가하고 지원을 결정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지금까지 약 100여명의 예술가 및 예술단체가 수혜를 받았다. 예술가, 예술단체, 개인 연구가나 그룹 연구자 등 다양하다. 지원자 혹은 지원 프로젝트 프로파일이 웹사이트를 통해 제공되고 있다. 일반적인 기금 지원 기구와는 차별성이 있는 부분이다. 재단은 심사자라기보다는 파트너이다. 예술가들은 대개 추상적이고 개념적인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자기 작업을 명확하게 글이나 말로 표현하는데 익숙하지 않다. 그래서 대부분의 제안서들은 명확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담당자와 지원자와의 대화, 수정, 조언의 과정을 통해 프로젝트가 좀 더 명확해진다. 재단은 가만히 책상에 앉아서 제안서가 오기만을 기다리지 않는다. 대부분의 기금 지원 기구들은 마감일을 결정해놓고 서류가 오기만을 기다린다. 이런 방법으로는 예술가들과의 파트너쉽을 유지하기 힘들다. 재단이 담당자들에게 직접 현장에 나가 작품을 보고, 해당 예술가들과 만나 대화하는 것을 권장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기금 지원 기구는 절대 현장과 멀리 떨어져 있으면 안 된다. 현장과 상호 교류하고, 현장의 도전에 익숙해지고, 그 도전으로 늘 새롭게 포지셔닝해야 한다. 기금 지원 사업이외에 각종 정보와 컨설팅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재단 창설 초기부터 컨설팅과 정보 제공은 이루어졌다. 하지만 재단 프로그램으로 공식화된 것은 비교적 최근이다. 예술창작자들을 위해서는 예술 경영 정보, 혹은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고, 이외에도 다양한 교육 기회, 관련 전문 지식, 각종 자료, 교육 활동을 위한 공간 제공 등의 자원 제공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후원자 집단을 위해서는 후원을 지속하거나 새로이 후원을 결심할 수 있도록 각종 관련 정보나 아이디어, [프로젝트들에 대한] 사후 평가 결과를 제공하고 있다. 수시로 인도예술재단의 지원을 받았거나, 재단과 파트너쉽을 구축하고 있는 전문가들이 제공하는 토론회나 교육 행사를 조직하거나, 필요하다면 공간을 내주고 있다. 또한 잡지, 이뉴스레터, 웹사이트 등을 발간 운영하며 좀 더 많은 예술가, 후원자들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마지막 질문이다. 오랫동안 인도 예술과 교류하고 싶어 하는 예술가들이 많이 있었다. 지금도 여전한 것 같다. 이런 현상에 대한 당신의 견해가 궁금하다. 국제교류가 인도예술가들에게 득이 된다면 교류를 권장한다. 하지만 대부분 외지인들에 의해 촉발된 국제교류는 인도예술가들을 단순 고용하는 방식이라 문제가 있다. 70년대 외지인들의 인도 예술에 대한 관심은 순수했다. 그들은 인도의 무용이나 음악, 사상을 보고 배우길 원했고 자신의 작품의 모티브로 삼기를 원했다. 하지만 최근 경향들은 우려스럽다. 얼마 전 외국의 유명한 모 극단의 예가 그렇다. 그 극단은 셰익스피어의 <한여름밤의 꿈>을 인도와 국제 프로젝트로 진행하겠다며 이 건으로 자기 정부의 기금을 받아, 작품의 구상을 마친 뒤, 그 작품에 맞는 예술가들을 모집하러 다녔다. 이것은 교류가 아니다. 내용도 인도와는 상관없고, 인도예술가들이 작품 생산에 참여하지도 않았다. 그저 인도인의 얼굴을 한 누군가가 무대 위에 등장했을 뿐이다. 기금이 어디서 오는지, 누가 프로젝트를 만드는 것인지가 그래서 중요하다. 예술의 자율성, 독립성은 기금의 원천이 어디에 있는지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우리는 인도예술가들의 독립성을 보장하고자 한다. 예술의 독립성으로부터 예술 고유의 정신과 표현이 옹호될 것이다. 인터뷰/정리: 김소연 (지원컨설팅팀) 사진: 주소진 (지원컨설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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