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에어]
국내 대규모 미술행사의 현재
최창희 (지원컨설팅팀)
2008년 가을 미술계는 무척 분주하다. 9월 5일 광주비엔날레가, 9월 6일 부산비엔날레가 개막을 하였으며, 뒤이어 서울미디어아트비엔날레가 9월 12일에 그 시작을 알렸다. 그리고 아트페어인 한국국제아트페어(KIAF)가 9월 18일에 개막식을 가졌다. 국내 대표적인 비엔날레와 아트페어로 손꼽히는 비엔날레와 아트페어가 거의 동시에 열린 셈이다. 2007년에 유럽의 비엔날레와 아트페어가 6월을 중심으로 동시다발적으로 개최되어 세계미술축제의 장을 형성한 것과 유사하다. 당시에 미술전문언론지에서는 그랜드아트투어(Grand Art Tour)라는 타이틀로 각각의 미술행사를 소개하였다. 또한 국내 미술 전문가들도 그 추세에 합류하여, 해외미술관계자들과 만남을 유럽에서 진행할 수 있었다. 2008년 올해는 아시아 태평양이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 광주비엔날레, 상하이비엔날레, 요코하마트리엔날레, 싱가포르비엔날레, 시드니비엔날레가 아트콤파스 2008 (Art Compass 2008)로 연계하여 9월에 개최되었다.
[2008 광주비엔날레 참가작, 한스 하케, 넓고 하얀 구름] 한국의 가을도 만만치 않다. 많은 비엔날레와 아트페어가 동시다발적으로 개최되었다. 8월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8.18~11.6)를 시작으로 9월에는 광주비엔날레(9.5~11.9), 부산비엔날레(9.6~11.15), 서울미디어아트비엔날레(9.12~11.5), 한국국제아트페어(KIAF, 9.19~23),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9.23~11.01)가 개막했다. 뒤이어 10월에는 양평환경미술제(10.10~10.24), 서울국제판화사진아트페어(10.18~22), 서울디자인올리픽(10.10~30), 익산돌문화프로젝트(10.25~31), 대구아트페어(10.28~11.2), 대구사진비엔날레(10.29~11.16) 등이 열렸거나 개최될 예정이다. 가볍게 미술행사명만 나열했는데도 2008년 가을은 정말 숨 가쁘다. 국내 비엔날레의 현재 대규모 미술행사가 비엔날레의 유형을 지니고 있으며 짝수해인 올해 대표적 비엔날레 3가지가 개최되어서인지 예년에 비해 비교적 더 많은 미술행사가 개최된 것도 사실이지만, 홀수해인 2007년도에도 상당히 많은 미술행사가 열렸었다.
[2008 광주비엔날레 참가작, 구헌주, 복덕방프로젝트] 서울에서는 국제현대미술전 DMZ-KOREA가, 경기․인천에서는 경기도세계도자비엔날레와 국제인천여성미술비엔날레가 열렸다. 경기도세계도자비엔날레는 2001년 처음 개최되어 2007년 ‘미래의 아시아를 빚자’라는 주제로 개최되었으며, 5회인 2009년 내년의 행사를 홈페이지에 소개할 정도로 탄탄하게 진행하고 있다. 또한 국제인천여성미술비엔날레는 2004년 제1회 인천여성미술비엔날레가 전신이었으며, 2006년 Pre-국제인천여성미술비엔날레가 개최되어 2007년에 ‘문을 두드리다(Knocking on the door)'의 주제로 1회를 개최하게 되었다. 전라지역에서는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와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개최되었다. 전주에서 열리는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는 1997년 처음 개최되어 6회에 이르는 국내에서는 비교적 오래된 비엔날레로 볼 수 있다.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21세기 지식기반산업 육성의 일환으로 디자인 분야의 경쟁력 제고라는 기치를 걸고 광주비엔날레재단에서 2005년에 이어 2007년 홀수년마다 개최하고 있다. 국내 아트페어의 현재 대규모 미술행사에 아트페어가 빠질 수 없다. 아트페어는 기획전시형태와는 다르게 부스마다 화랑이 참가하여 미술작품 판매를 목적으로 1년 주기로 개최되고 있다. 한국화랑협회는 한국국제아트페어인 KIAF와 화랑미술제인 Seoul Art Fair(서울아트페어)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KIAF는 국내 가장 큰 규모의 아트페어로 꼽히고 있으며, 주빈국제도를 도입하여 2007년 스페인, 2008년 스위스 주요 화랑을 초청하고 있으며 비교적 국제아트페어로서의 면모를 다져가고 있다.
[2008 한국국제아트페어 인트로] 또한 화랑미술제는 1979년 한국화랑협회전(畵廊協會展)으로 개최되어, 1987년 제6회부터 현재의 화랑미술제로 2008년까지 매년 빠짐없이 개최되었다. 또한 1991년부터 개최된 서울의 청담미술제와 1994년부터 개최된 서울오픈아트페어(SOAF), 1995년부터 개최된 MANIF까지 포함하여 서울에서만 열리는 아트페어는 무려 17개에 이르고 있다. 국내 대규모 미술행사의 현주소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시행한 『미술시장 현황조사 및 발전방안 연구』(2007)에 따르면 전국에서 개최되는 아트페어만 28개이며, 그 중 대략 60%가 서울에서 열리고 있다. 또한 2000년 이전에 생긴 아트페어는 앞서 언급한 4개가 전부이며 나머지 24개가 2000년부터 개최되기 시작하였고, 더욱 놀라운 것은 2006년 이후에 10개가 생겨났다. 그리고 가장 많은 17개의 아트페어가 서울에서 개최되고 있으며, 대구가 3개, 경기와 전북이 각 2개의 아트페어가 개최되고 있다. 또한 비엔날레 개최현황을 살펴보면, 국내 조사된 비엔날레(트리엔날레)는 총 13개에 달하고, 2000년 이후에 8개가 생겨났다. 비교적 비엔날레는 전국에 고루 분포되어 개최되고 있으며, 주로 현대미술을 중심으로 다루는 미술행사이지만 미디어아트나 사진, 여성미술, 공예 등의 특성을 지녀 다양성을 갖추고 있다. 그리고 비엔날레와 아트페어와 같은 대규모 미술행사가 2000년 이후 급속히 증가하였지만 거의 대부분이 1995년 이후에 개최되기 시작한 것을 알 수가 있다. 이러한 원인을 여러 가지로 제기할 수 있지만 무엇보다도 지방자치단체 제도가 활성화되기 시작하면서 지자체마다 경쟁적으로 문화행사를 유치하고자 한 것이 아닌가 판단한다. 또한 세계화의 추세가 더욱 대규모 국제 미술행사 개최를 가속화 시켰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여하튼 지금 현재 화려하고 다채로운 미술행사로 2008년 가을이 전국적으로 들썩거리고 있다. 상당히 많은 미술행사가 여러 가지 주제와 특성으로, 또한 많은 예산으로 개최되고 있는 지금, 이 가을이 가기 전에 그 관람의 대열에 끼어보는 것은 어떨지. 광주비엔날레는 올해 처음으로 외국인 총감독을 선임하여 ‘연례보고: 일 년 동안의 전시’를 광주비엔날레전시관을 비롯하여 의재미술관, 대인시장 등 광주광역시 전역에 걸쳐 진행하고 있다. ‘연례보고: 일년 동안의 전시‘는 최근 1년 동안에 전세계에서 진행되었던 '전시(볼드로)' 중에 선정하여 전시로 엮었을 뿐만 아니라, 최초로 특정한 주제가 없는 비엔날레를 열어 화두가 되고 있다. 또한 부산비엔날레는 ‘낭비’라는 주제로, 부산시립미술관, 수영요트경기장, 광안리 등에서 현대미술전, 바다미술제, 부산조각프로젝트와 함께 특별전, 대안공간연계전시, 갤러리페스티벌 등을 풍성하게 준비했다. 특히 '낭비'라는 개념을 부정적 의미가 아닌 오늘날의 문화와 예술을 정의하는 긍정적 의미로 제기하고 있다.
[2008 부산비엔날레 바다미술제] 서울미디어아트비엔날레는 비디오아트, 테크놀로지아트, 뉴미디어아트 등 다양하게 불리는 미디어아트를 ‘전환과 확장’이라는 주제로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개최하고 있다. 전시는 빛, 소통, 시간이라는 소주제로 구분되어 진행되는데, 무엇보다도 올해는 입장료가 무료라니 관람을 더욱더 제안하고 싶다. 글쓴이 최창희 예술경영지원센터 지원컨설팅팀 국고지원 시각예술행사 평가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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