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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의 기반이 되는 공연 제작, 유통 체계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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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7-06-12 조회수 36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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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제2회 공연예술 국제교류 월례포럼 리뷰
창작의 기반이 되는 공연 제작, 유통 체계 만들기

백경숙(극단 노뜰 기획팀장)

의정부 예술의전당 국제회의장에서 진행된 2007년 제2회 공연예술 국제교류월례포럼
의정부 예술의전당 국제회의장에서 진행된 2007년 제2회 공연예술 국제교류월례포럼

지난 5월 12일,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기간 중 “제작중심 극장과 공연단체의 공연제작 시스템과 유통체계”라는 주제로 개최된 월례포럼은 공연의 기획에서 유통에 이르기까지 예술, 행정, 기술 등 각 분야 전문 스태프의 필요성과 함께 공연단체로서 우리 극단의 공연 제작 기반에 대해 뒤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비디극장의 공연배급 책임자 바바라 스토프(Barbara Suthoff)는 극장소개와 극장 중심의 공동제작 시스템과 유통에 대해 이야기했다. 비디극장은 이미 안정된 제작 중심의 운영 시스템을 갖추고 활발하게 공동제작을 진행하고 있는 극장이다. 그녀의 발표는 작품에 대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하여, 작품의 예술성을 이끌어내는 방법, 작품의 유통에 이르기까지 작품 제작과 유통의 전 과정에 있어서 우리나라 극장과의 비교 지점을 제시해주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역의 대표적인 극장이라고 볼 수 있는 문화예술회관은 대관 중심으로 운영되고, 수도권 대극장과 광역 지역의 예술의전당은 이미 공연된 작품을 재공연하는 식으로 흥행면에서 안전한(?) 작품들을 유치하는데 그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간혹 극장에서 직접 제작을 하기도 하지만, 그 역시 일회성에 그치고 있어 제작방식과 경험을 축적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요즘은 점차 극장의 제작 기능을 전문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전체 운영 예산에 비추어 적지 않은 제작비를 작품에 투여한다거나 공연의 흥행 및 완성도에 대한 부담을 감수할 만큼 책임감을 가진 극장은 드물어 보인다. 여전히 중앙부처와 자치단체 예산에만 의존하는 경우도 많아서, 자체 프로그램 제작에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좌로부터 발제자인 다우노 토토로ㆍ바바라 스토프, 사회를 맡은 이승엽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예술감독
좌로부터 발제자인 다우노 토토로ㆍ바바라 스토프, 사회를 맡은 이승엽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예술감독

칠레 꼼빠냐 떼아뜨로 시네마의 프로듀서인 다우노 토토로(Dauno Tótoro)의 두 번째 발제는 떼아뜨로 시네마의 제작방식과 해외진출 전략 사례였는데, 필자 역시 공연단체의 기획을 맡고 있는 사람으로서 공연단체의 제작 시스템과 유통이라는 주제에 더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꼼빠냐 떼아뜨로 시네마의 경우 다년간의 공연을 통해 축적한 창작의 경험을 토대로 다양한 분야의 예술인들이 협력하여 새로운 예술을 추구하고 있는 공연단체지만, 현실적으로 공연 제작에 있어 ‘어떤 주제로, 어떤 작품을, 어떤 무대에 올릴 것인가’라는 예술적이고 창조적인 고민보다는, 제작 예산 확보 같은 현실적인 문제가 더 크다고 한다. 우리 극단의 경우,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작품의 레퍼토리화와 함께 해외 공연이라는 새로운 유통 경로를 찾아 나서고 있다. 해외 진출은 외국의 축제나 민간 극단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되며, 무엇보다도 해외 공연에서 가지는 워크숍을 통해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고 창조적인 자극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새로운 공간에서의 공연 경험을 가질 수 있게 해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국내 관객과 평단의 관심을 이끄는 검증된 홍보 방식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비록 우리를 초청하는 해외 극장과 축제들이 넉넉하게 예산을 지원하지 못하고, 우리 스스로 작품 제작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하더라도, 우리 극단은 장기적인 투자 개념으로 해외 공연에 참여하고 있다. 이것이 우리 작품을 소개함과 동시에 작품의 유통에 대한 독자적 방법론을 찾을 수 있는 가장 유연한-작품 제작과 유통에 대해 많은 고민을 안고 있는 소규모 민간극단이지만, 그로 인해 극단의 정체성을 잃어버리지 않는-방법이기 때문이다. 포럼이 끝난 후 관람한 비디극장의 〈하시리가키(Hashirigaki)〉, 꼼빠냐 떼아뜨로 시네마의 〈헤멜로스(Gemelos)〉를 통해서는 우리 극단이 참여했던 공동창작 프로젝트 <리아우(Riau)>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되었다. <리아우>는 두 작품과 제작과정, 방식은 다르지만, 아시아 예술가 간 네트워크를 통해 사회가 안고 있는 문화적 소외와 현상을 고민하였으며, 아시아 고유의 문화 정체성과 가치관이 사라지는 유목민의 삶을 통해 아시아의 진정성을 찾고자 만들어진 작품이었다. 앞으로 <리아우>가 어떤 과정으로 완성되고, 유통될지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모든 참여 예술가들은 작품 자체의 예술적 완성도를 높이고 더 많은 관객과 소통할 수 있도록 능동적인 참여와 열린 자세를 견지해 나갈 것이다. 이번 포럼은 공연단체로서 제작과 유통 과정에서 고민했던 것들에 대해 더욱 진지하게 생각하게 만드는 기회가 되었다. 어떤 방식이 보다 능동적인 가능성을 열어 줄 수 있을까? 거시적 관점에서 상업적 공연의 성공을 만들어낸 프로덕션 시스템 제작방식을 수용할 것인가, 아니면, 예술적 완성도와 연극만의 철학과 담론을 버리지 않는 유연한 제작방식을 택할 것인가. 각 단체, 그리고 우리 공연계의 현실에 걸맞는 제작과 유통 모델을 찾는 과정에서 가능한 방법론을 타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관련 자료

2007 제2회 공연예술 국제교류 월례포럼 "제작 중심 극장과 공연단체의 공연제작 시스템과 유통체계" - 유통 및 제작 등 전문 프로듀서의 역할 자료집

일시 : 2007년 5월 12일(토) 오후 1시 장소 : 의정부 예술의전당 국제회의장 공동주최 : 재단법인 예술경영지원센터, 제6회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내용 : -“비디극장의 제작 시스템과 유통체계” Barbara Suthoff(비디극장 공연배급책임자) -“꼼빠냐 떼아뜨로 시네마의 국제진출 전략과 제작방식” Dauno Tótoro(꼼빠냐 떼아뜨로 시네마 프로듀서) 사회 : 이승엽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예술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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