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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팅룸] 예술이 충만한 세상을 만드는 전방위 지원기관, 일본예능실연가단체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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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7-09-07 조회수 3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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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팅룸]

예술이 충만한 세상을 만드는 전방위 지원기관
일본예능실연가단체협의회

도심공동화 현상으로 폐교된 신주쿠의 요도바시소학교는 2005년 ‘가덴샤(花傳舍)’라는 새로운 문패를 달았다. 이곳의 주인은 민간공익법인(비영리의 공공적 활동을 전개하는 민간법인) 일본예능실연가단체협의회(日本芸能實演家協議會, 약칭 게이단쿄)다. 발단은 예술인 복지와 관련하여 게이단쿄가 운영하는 ‘예능인 연금사업’에 대한 조사였으나, 이들이 전개하는 너무도 다양하고 피부에 와 닿는 사업은 호기심을 자극했고, 결국 회원총회 하루 전이라는 분주한 사무실에서 장장 6시간에 걸쳐 게이단쿄 조직과 사업 내용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예단협이 운영하는 가덴샤 전경
예단협이 운영하는 가덴샤 전경

게이단쿄가 꿈꾸는 예술로 충만한 세상 이들의 법적 지위에서 알 수 있듯이 게이단쿄는 국가의 정책적 필요가 아닌 예술가들 스스로의 필요에 의해 1965년 만들어졌다. 회장은 우리의 인간문화재에 해당하는 전통연희자 노무라 만, 황송하게도 직접 우리를 맞아주신 분은 낯설지 않은 얼굴의 현역 배우 오바야시 다케시 전무였다. 실연가들의 협의체가 게이단쿄의 회원기관으로 노가쿠, 연극연출가, 현대무용협회 등 전통부터 현대예술의 장르별 협의체와 무용가, 연출가, 기획?행정가, 스태프 등 직능별 협의체 등 71개 회원사가 속해있다. 이 회원기관들에 소속된 회원이 구만오천여명에 이른다고 하니, 말 그대로 대부분의 공연예술 종사자들이 사업의 주체이자 대상이 되는 셈이다. 설립목적은 문화예술을 짊어질 ‘사람’을 키우고(인재 양성), 문화예술을 진흥시킬 ‘장’을 만들고(공간 개발), 사람과 장이 유기적으로 만날 수 있는 ‘시스템’을 정비하는 것(예술 환경 개선)으로, 예술가 양성부터 문화예술 정책에 이르기까지의 문화예술을 이루는 각 부분에서 전방위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게이단쿄 소속이나 독립된 형태로 운영되는 저작인접권센터(CPRA)를 제외하면, 교육과 조사연구 사업을 담당하는 예능문화진흥부에 열 명, 예능인연금부와 총무부에 각 네 명이 상근할 뿐이지만, 회원기관과의 공동기획, 협력을 통해 조금 말을 보태면 거의 매일 같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전문가를 위한 공부방 인재 양성 사업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눠볼 수 있는데, 예술가들을 위한 재충전 교육과 기획ㆍ행정 실무자를 위한 실무교육, 그리고 일반인을 위한 예술지도자 양성 교육이다. 물론 같은 분야 종사자들의 교류 활성화와 네트워크 구축은 기본적인 사업목적이 된다. 구체적으로 ‘현역 배우를 위한 리프레시 코스-배우의 몸을 생각한다’‘공연자를 위한 전통예능 입문-일본 무용에서 배우는 움직임’‘개선! 공연자의 목, 어깨, 허리 통증’‘예술단체의 지속적 운영을 위한 자금운용’‘제작자를 위한 테마&토크-소극장의 내일은 있는가’‘지방공연의 다양한 구조’‘표현교육 지도자의 요건’‘예술워크숍 중 어린이 구급법’ 등이 진행된 바 있으며, 참가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세심하게 기획된 프로그램을 자랑한다. 일상을 예술의 공간으로 기존의 공연장 뿐 아니라, 학교, 백화점, 갤러리 등 다양한 공간에서, 다양한 계층의 관객과 만날 수 있는 예술 활동이 벌어지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표현지도자 교육과의 연결지점으로 학교 등 일반적 공간에서 예술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법에 대해 공유하고,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쉽게 공연이나 예술 이벤트를 기획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한다. 구체적으로 ‘예술체험 광장’‘공연사업자료 발간’, 홈페이지를 통해 필요한 상황에 맞는 공연자를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인 ‘당신도 기획할 수 있어요!-공연단체 데이터 베이스’, 전국공립문화시설협의회와의 협력사업인 ‘예술경영세미나’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바 있다. 맘 편히 일할 수 있는 예술 환경 만들기 ‘시스템 만들기’야말로 게이단쿄 사업의 핵심이자, 그들의 활동을 가장 잘 대변하는 분야라 할 수 있다. ‘예능인연금제도’는 불안정한 소득과 사회보장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예능 관련 종사자들이 스스로 만든 보장제도로 1978년부터 운영되고 있다-일본 경제 위기 이후 금리 문제 등으로 현재 운영이 원활한 상태는 아니라는 것이 담당자의 고백이다-. 또한, 소규모 자생조직인 ‘예능인 노재문제 연락회’를 통해서는 예능자들이 당하기 쉬운 산업재해에 대한 다양한 판례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법적 시스템 정비, 즉 문화정책에 대한 제언 역시 게이단쿄의 중요한 사업영역이다. ‘예능실연가 활동과 생활실태 조사’‘예능백서 발간’(2001년 이후 발간 중지) 등 정책 제언의 근거가 되는 각종 조사 연구 사업과 함께, 각 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상시적인 간담회와 세미나를 개최하고, 결과로서 실제로 정책제안서와 연구결과를 발표한다(문화예술기본법 제언, 공익법인 제도개혁에 대한 제언 등). 예술가들의 실질적인 권익과 직접 연결되어있는 저작권 관련 업무는 ‘실연가저작인접권센터’에서 독립적으로 담당한다. 저작권 관련 분쟁의 소지가 높은 음악, 영상과 관련한 저작권 관리 대행이나 관련 컨설팅, 상담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학교의 시설과 정취를 그대로 살린 가덴샤에서는 각 교실마다 일반인 참여 워크숍과 세미나예술가들의 미팅과 연습이 끊이지 않는다. 국가에서의 지원은 일부 연구사업 등에 국한되어 있다며 입을 모아 우리나라의 문화정책을 부러워했지만, 스스로 필요성을 절감하여 사업을 만들어내고, 공연예술 현장의 인력과 일반인의 사랑방 역할을 하는 가덴샤에는 그들의 열정과 의지가 가득했다.

로비는 게이단쿄의 사업뿐 아니라 각종 공연, 관련 행사 홍보물이 가득하다
로비는 게이단쿄의 사업뿐 아니라 각종 공연, 관련 행사 홍보물이 가득하다

사이트 일본예능실연가단체협의회 www.geidankyo.or.jp

TIP 일본 실연가저작인접권센터와 유사한 기능을 하는 조직으로 한국에는 예술실연자단체연합회가 있다. www.fokapo.or.kr

필자 고주영 (예술경영지원센터 국제교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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