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즐겨찾기]
내 책상 위에서 만나는 세계의 공연예술
세계 공연계 정보를 얻는 방법은 다양하다. 아주 고전적인 방식으로 잡지나 신문을 구독하는 방법, 국내 잡지의 해외 동향 코너를 살피는 일, 스스로 해외 통신원(?)을 두고 필요한 때마다 정보를 끌어오거나, 해당 지역권에 사는 공연예술 분야에서 일하는 친구나 동료에게 직접 묻는 수도 있다. 온라인 환경이 좋아진 지금은 <뉴욕 타임즈 designtimesp=10360>, <가디언 designtimesp=10361>, <오스트레일리아 designtimesp=10362> 등 각 나라의 대표적인 일간지들의 온라인 웹사이트를 뒤지거나, <댄스 유럽 designtimesp=10363>, <인사이드 아츠 designtimesp=10364>, 등의 공연예술 전문 잡지의 일부 컨텐츠를 열람할 수 있다.
극장이나 단체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는 경우라면, 크고 작은 극장들, 기관들, 단체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웹사이트를 직접 방문하거나, 뉴스레터를 운영하는 곳이 있다면 ‘뉴스레터 수신’을 신청하고 이메일을 통해 매달 (혹은 부지런한 경우는 2주, 아주 드물지만 매주) 정기적인 뉴스를 받아볼 수 있다.
이외에도 정부 차원에서 지원, 운영하는 공연예술 전문 사이트들을 즐겨찾기 해두고 정기적으로 방문해 해당 국가 공연예술의 업데이트 소식들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본 글에서는 세계 공연계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아주 작은 팁으로 비교적 내용도 충실하고 업데이트도 정기적인 몇 개 웹사이트를 추천하고자 한다. 물론 정보는 ‘즐겨찾기 등록’만으로는 얻어지지 않는다. 부지런히 들락날락거리면서 얻어진 정보를 기본으로 다시 리서치를 하며, 퍼즐들을 끼어 맞추고, 필요한 내용을 재조직하며 자신만의 그림을 완성할 때에야 비로소 자기만의 정보 창고를 만들 수 있게 될 것이다. ‘사두고는 서재에 꼽아두고 몇 년간이나 읽지 못한 채 부담이 되는 책들’이 있어본 사람은 이 말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1. Performing Arts Network Japan www.performingarts.jp
일본국제교류기금이 후원하고 (주)문화과학연구소 도시문화연구부가 편집, 운영하는 ‘퍼포밍 아츠 네트워크 재팬 (Performing Arts Network Japan)’(편집장: 에이코 츠보이케)은 필자의 친구인 토모코 타지마 여사가 스태프로 일하고 있는 사이트이기도 하지만 제법 내용도 튼실하여 유용한 정보를 얻기에 좋다.
전체 구성은 크게 일본 공연예술을 소개하는 란과 해외 프리젠터, 행사를 소개하는 란으로 나누어져 있다. 업데이트는 매달 한 번씩 이루어지지만 공연예술전문지처럼 깊이도 있고 소개하고 있는 예술가, 국제 행사나 프리젠터의 면면이 우수하여 세계 여느 유수 공연예술전문지와 비교해보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일본 공연예술의 동향과 (신진 혹은 기성) 예술가를 소개하는 ‘일본의 공연예술 (Performing Arts in Japan)’ 란은 ‘아티스트 인터뷰’, ‘이달의 연극’, ‘토픽들’, ‘각종 소식’, ‘예술가 DB’, ‘일본 희곡 DB’ 등의 코너로 운영된다. 최근 ‘아티스트 인터뷰’를 통해 얻어진 자료를 바탕으로 30명의 예술가 인터뷰를 정리해 <일본인의 문화력 designtimesp=10386>이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하였다. ‘일본 희곡 DB’는 지난 2003년 일본국제교류기금과 일본극작가협회가 수행한 프로젝트 결과물로, 2차세계대전 이후 쓰여진 약 100여개 현대 희곡의 시놉시스와 프로파일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해외 인사와 기관을 소개하는 ‘세계의 프리젠터(International Presenter)’는 ‘프리젠터 인터뷰’, ‘동향’, ‘이달의 기관’, ‘이달의 주요 축제 및 국제행사’를 소개하고 있다. 이 코너의 목표는 일본 예술가들에게 세계의 주요 동향을 소개하는 것이지만 영문도 같이 서비스 하고 있어 우리 같은 이방인들(?)이 세계 축제나 공연장 기본 정보를 서치하기에 도움이 된다. 한국 축제 감독이나 기관장들의 인터뷰들도 있다.
2. OzARts Online www.ozarts.com.au
호주 외교통상부, 호주 예술위원회, 호주 국제문화위원회 (Australia International Cultural Council)가 후원하고 있는 호주 예술단체들을 위한 아카이브이다. 호주 공연예술단체들의 해외 공연 소식을 함께 다루고 있다.
전체 웹사이트 내용은 크게 공연예술단체 소개와 단체의 국제 교류 소식으로 나눌 수 있다. 공연예술단체를 소개하는 ‘아티스트 프로파일(Artist Profile)’에는 간단한 단체 소개와 최근 작품 소개, 기사 리뷰 등이 등재되어 있다. 검색 기능은 기본이고 직접 아티스트와 컨택할 수 있는 이메일링 서비스, 공연 섭외를 원하는 프리젠터들을 위한 테크니컬 및 투어 정보 다운로드 기능이 부가되어 있다.
호주 공연예술단체의 해외 공연 소식을 알려 주는 ‘이벤트(Event)’ 코너는 해당 공연단체 소개와 국제 행사의 명칭, 공연 일시 및 장소 등의 공연 개요뿐 아니라, 해당 국제 행사의 성격, 작품의 성격, 창작 배경, 예술가 경력 소개, 진출하게 된 배경, 기타 주변 에피소드 등 해당 진출에 대한 A-Z 정보를 모두 실어 해당 공연단체를 위한 훌륭한 홍보뿐 아니라, 다른 단체들을 위한 일종의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특히 각 페이지는 해당 프로젝트에 참가하고 있는 다른 예술가들의 아카이브와 지원 기관의 공식 웹사이트 등과 링크되어 있어 아카이브로서는 최고의 정보 제공 수준을 보여 준다.
정보가 이렇게 까지 체계적으로 집적, 서비스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관련 기관의 협조와 연계가 원활하기 때문이다. 호주 예술위원회, 호주 외교통상부, 호주 국제문화위원회는 오랜 동안 단체들의 국제교류를 직간접 지원해왔고, 그동안 쌓인 모든 정보들을 한데 모아 서비스하기 위해 ‘오즈아트 온라인(OZArts Online)’이라는 별도 사무실을 오픈하는데 일조하였다.
이외에도 호주 공연예술 동향을 서비스하는 ‘토픽들’, 주요 기사들을 클리핑해둔 ‘미디어 릴리즈’, 공연예술 관계 자료를 모아둔 ‘리소스’ 등 다양한 정보들이 가득하다.
3. British Theatre guide www.britishtheatreguide.info
피터 레던(Peter Lathan)이 운영하는 영국 공연예술 전문 웹진. 웹사이트 디자인은 국내 웹진들과 비교해봤을 때 현저하게 간단(?)하지만, 영국 연극계의 주요 현안 및 동향에 대한 글, 국내 주요 극장과 극단 소식, 영국 동서남북을 가로지르는 지역별 주요 동향 및 공연 소식, 주요 작품의 리뷰 등을 다루고 있어 영국 연극계 소식을 속속들이 접하길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대단히 유용한 사이트이다.
‘리뷰’를 통해서는 평론가들, 저널리스트들의 깊고 전문적인 양식(良識)을 접할 수 있고, ‘인터뷰’ 코너를 통해서는 현재 영국에서 주목받고 있는 예술가들이나 공연예술전문가들과 그들의 정신세계를 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허나 리뷰어들이나 인터뷰어들 스스로의 관점을 중시하고 있는 매체이기 때문에 자신의 관점과 정말 맞지 않을 때는 읽기 불편할 수도 있다.
허나 그 무엇보다도 이 웹사이트의 강점은 영국 공연계 소식을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정말이지 지역 무대 소식, 단체 최근 투어 동향, 최근 영국 공연계 이슈를 발 빠르게 전하는데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다. 당신만 부지런하다면 일주일 단위로 영국 쪽 소식을 업데이트할 수 있다. 매주 배달되는 정기 뉴스레터를 신청하고 부지런히 읽고 노트하라. 매번 20~30 꼭지가 넘는 기사리스트로 가득하다.
이외에도 아마추어 연극계 소식, 연극 관련 출판물 리뷰, 온라인 책 구매 사이트도 함께 운영하고 있어 도움이 된다.
4. Theatre Communication Group www.tcg.org
최근 미국권 진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찾게 된 사이트 중의 하나. 미국 연극계에서는 가장 영향력 있는 협회인 ‘시어트리 커뮤니케이션 그룹(Theatre Communication Group, TCG)의 공식 웹사이트다. (이 협회는 ITI에도 속해 있다.)
웹사이트에서 제공하고 있는 정보의 범위는 다양하지만, 크게 연극 단체 운영을 위한 실용 정보와 연극계 동향 정보 및 아카이브로 나눌 수 있다.
연극 단체 운영을 위한 실용 정보로는 미국 내 연극 관련 기금 운영 정보(‘Grant’), ‘이벤트(Event)’ 코너를 통해 다루고 있는 TCG 내셔널 컨퍼런스 (TCG National Conference), 리더쉽 세미나 (Dual Leadership Seminar), 레퍼토리 확장을 위한 세미나 (Expanding the Theatre Manager`s Repertoire) 등 연극 관련 국내외 회의 소식, 연극계 이익을 위한 의정 활동 뉴스(‘Advocacy’), 연극인을 위한 구인/구직 정보 등을 기본으로 제공하고 있다.
연극계 동향 및 아카이브 정보는 ‘리서치(Tools & Research)’와 ‘퍼블리케이션(Publication)’을 통해 서비스하고 있다. 미국 연극인 및 연극 작품 프로파일 (‘Theatre Profile’), 미국 연극계 수상 소식, 미국 연극 연례 통계자료(‘Theatre Facts’)와 통계를 통해 본 연극계 분석에 관한 글을 서비스하고 있어 미국 연극계 리서치에 무척이나 도움이 된다.
특히 이 협회가 출판하고 있는 ‘어메리컨 시어터(American Theater)’는 세계 연극계 사람들이 미국 연극을 리서치할 때 참고하는 중요 잡지. 사이트를 통해서는 목차와 실린 글의 일부만을 볼 수 있지만 지난 호들은 최근호에 비해 비교적 많은 글들을 노출시켜두어 도움이 된다.
부분적으로나마 일본, 호주, 영국, 미국의 사이트 한 개씩을 소개했지만 세계는 넓고 정보는 많다. 각 국, 지역, 기관마다 운영하고 있는 단체 정보 사이트와 아카이브들, 세계 공연예술도서관이 운영하는 정보 사이트까지 합해보면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항상 정보가 없다고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수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적어도 많은 사람들이 이 말에는 동의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조심스레 꺼내본다. “목적이 이끄는” 리서치가 아니면 눈이 빠지도록 사이트와 사이트를 옮겨 다니며 이 메뉴 저 메뉴를 클릭해 봐도 건질 것이 하나 없을 것이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남고 싶다면 ‘왜 살아남고 싶어 하는지’ 스스로 궁극의 이유를 찾아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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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_김소연(국제교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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