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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팅룸]변화하고 있는 아시아의 공연예술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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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8-03-27 조회수 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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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팅룸]

변화하고 있는 아시아의 공연예술을 소개합니다
- 재팬 소사이어티 예술감독 시오야 요코 인터뷰 -

2009 재팬 소사이어티 ‘동북아 현대 무용 쇼케이스’ 에 참가할 한국 현대 무용 단체를 선발하기 위해 지난 3월 11일 내한한 시오야 요코(재팬 소사이어티 예술감독). 숨가쁘게 진행된 3일간의 심사 일정을 마치고 돌아가기 직전, 북미지역에 일본과 아시아의 공연예술을 소개하는 프리젠터로서 아시아 공연예술의 진출 가능성과 경쟁력에 대한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재팬 소사이어티 공연예술부(Performing Arts Department)는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 시오야 요코 이미지 1재팬 소사이어티는 일본의 문화를 미국인들에게 소개하는 기관이다. 나는 공연예술부와 영화부를 책임지고 있고, 특히 공연예술부의 프로그래밍 작업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나는 종종 공연예술부의 업무를 원예 작업에 비유하곤 한다. 씨를 뿌리고, 잘 키워서, 화분에 심고, 널리 보급하는 네 가지 단계로 설명할 수 있다. ‘화분에 심기’는 일본의 예술을 담아 미국으로 가져오는 것을 말하고, ‘보급하기’는 각 화분에 담긴 연극, 무용, 전통 작품을 미국 전역, 더 나아가 캐나다 등지로 소개하는 작업이라고 본다면, ‘씨뿌리기’는 각종 워크숍을 통해 일본 문화를 친숙하게 뿌리내리게 하는 작업이다. 예를 들어 전통 악기 워크숍을 미국 내 고등학교에서 진행한다든지, 미국 내 아마추어 연주자뿐 아니라 프로 작곡가들과 함께 창작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작업을 통해 일본 악기로 연주될 수 있는 곡이 작곡, 보급되는 것이 우리의 꿈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부토 워크숍 등이 있다. ● 몇 해 전부터 재팬 소사이어티가 외국 예술가들의 작업을 지원한다는 소식을 접했는데, 그렇다면 이것이 ‘키우기’ 과정의 일환인가? 시오야 요코 이미지 2그렇다. ‘키우기’ 과정은 가장 복잡한 작업이다. 외국 예술가들이 일본 문화를 기반으로 작업하도록 의뢰하는 일이다. 이 작업을 위해 조성된 200만 달러의 기금은, 일본예술가와 외국 예술가와의 협력 작업을 지원하거나, 외국 예술가들이 일본 관련 소재를 발굴하여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거나, 기술력의 측면에서 협업하거나 하는 일들에 사용된다. 이번에 발표되는 4번째 결과물은 미국 안무가와 일본의 포르노 만화 작가와의 협업 작품으로 모두 전통에 기반했던 지난 작업과는 차별화된다. 특히 일본 포르노 만화가 보여주는 상상력 넘어서는 기발한 이미지들을 사용한 안무 작품이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우리는 이 ‘키우기’ 과정에서 일본 현지 리서치 활동을 강조하고 있다. 다른 제작 의뢰 활동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지식뿐 아니라 좀더 많은 정보를 피부로 얻고, 현지 사람들과 교우할 수 있도록 한다. 이 때문에 기존의 표피적인 수준의 협업과는 분명 다른 결과물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세계 초연작을 제작한다는 점에서도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 이번 방문의 계기가 된 ‘동북아 현대 무용 쇼케이스’는 어떤 프로그램인가? 시오야 요코 이미지 3지난 10년간 운영된 ‘일본 현대 무용 쇼케이스’의 확장판으로 APAP(Association of Performing Arts Presenters) 행사기간 중 미국 프리젠터를 대상으로 일본, 한국, 대만 등의 현대 무용 작품을 미국에 소개하기 위한 행사이다.


● 미국의 관객들은 아시아의 공연예술에 대해 ‘전통적이고 동양적인’ 것을 기대하지 않을까? 미국 프리젠터들의 기대도 별로 다르지 않을 것 같다. 미국에 일본 현대 공연물을 소개하고 있는 당신의 생각은 어떠한가? 시오야 요코 이미지 4단언컨대 10년 전이라면 그랬을 수도 있겠지만 요즈음은 절대 아니다. 게다가 일본의 문화 특히, 만화와 영화는 그러한 기대와 완전히 상반되는 작품이 발표ㆍ보급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약 11년 전 재팬 소사이어티가 ‘일본 현대 무용 쇼케이스’가 시작했을 때는 티켓 파는 것이 아주 힘들었을 정도로 현대 공연물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었다. 허나 4-5년 전부터는 이런 상황이 역전되었다. 이런 변화는 일본 현대 무용을 소개하고자 했던 재팬 소사이어티의 노력 때문에 가능하기도 했지만, 기획적으로도 다른 쇼케이스 프로그램들과 차별화하려는 노력이 적중했기 때문이다. 시간 비용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APAP 프리젠터를 대상으로 현대 무용 쇼케이스를 진행하는 만큼 3-4개 무용작품을 한데 묶어서 소개했고, 무엇보다 좋은 작품을 다수 소개하는데 주력했다. 그런 결과 프리젠터들 사이에서 APAP에 참가하면 한번 가봐야 하는 행사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 ‘동북아 현대 무용 쇼케이스’는 작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알고 있다. 한국 무용 단체들에서만 볼 수 있는 특징이라든가 경쟁력이 있다면? 시오야 요코 이미지 5한국 작품을 보기 시작한지 이제 겨우 2년밖에 되지 않았고, 그 수도 제한적이어서 아직 한국 현대 무용이 이렇다고 말할 자격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일본 무용과 비교해 보면 한국 현대 무용의 경우 안무에 있어 남자 무용수들의 멋진 몸과 스피드가 강조되고 있다. 그리고 이 점은 무용 흥행에 있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을 것 같다. 현대 무용 작품을 어떻게 정의하느냐는 사람에 따라 다양하겠지만 나에게는 그저 무대 위에 서있는 것도 무용이라고 본다. 어떤 프리젠터는 내용을 중요시하고, 어떤 이는 흥행ㆍ오락적인 요소를, 또 어떤 이들은 예술적인 깊이 등에 집중해서 작품을 평가한다. 프리젠터는 이런 자신의 성향뿐 아니라 기관의 특성, 자신의 관객, 지역의 특성 등을 고려해 작품을 선별하기 때문에 경쟁력을 한마디로 단언하기는 어렵다. 내가 선정한 단체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어떤 프리젠터들은 내가 선택한 단체들을 정말 싫어하기도 한다. ● 그렇다면 ’동북아 현대 무용 쇼케이스’는 어떤 방식으로 구성되는가? 시오야 요코 이미지 6일종의 도시락으로 비유할 수 있겠다. 여러 가지를 종합하고 각각의 차별점들이 부각되는 것을 선호한다. 또 새로운 것을 소개하고자 했다. 미국 데뷔, 미국 초연작 같은 것들 말이다. 그러다 보니 아주 유명한 단체에서 신진 그룹까지 가리지 않고 소개해왔다. 신진 그룹은 5-6년차 안무가들로 나이로 치면 20대말 30대 초반이다.

● 한국에서도 국제무대로 진출하기 위해 마켓 등의 쇼케이스를 전략 거점으로 보고 홍보마케팅 활동을 진행하는 단체의 수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 쇼케이스 단체들의 마케팅 전략에 있어 줄 수 있는 조언이 있는가. ‘현대 무용 쇼케이스’를 통한 진출 성공률, 사례와 함께 설명을 부탁한다. 시오야 요코 이미지 7‘(일본) 현대 무용 쇼케이스’를 통해 매년 4-5명, 10년이니까 40-50명의 안무가를 소개해왔다. 이 중에서 어떤 단체는 사라져 버린 지 오래고, 누구는 대성공을 거두었고, 누구는 그저 그런 수준에 있다. 성공률을 퍼센티지로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일본) 현대 무용 쇼케이스’는 아주 긍정적인 기대를 주고 있는 행사이다. 하지만 프리젠터 각자마다 각자가 원하는 바가 있고 현대 무용계도 지난 10년간 많이 변화했기 때문에 프리젠터들의 기대를 일일이 맞춰 쇼케이스를 조직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무엇보다 쇼케이스를 관람하는 프리젠터의 수를 늘이는 데에 주력하는 편이다. 쇼케이스란 100을 투자했다고 해서 100만큼의 성과를 거둘 수 있는 행사가 아니다. 직접적으로 결과가 도출되는 작업도 아니다. 부킹 결과가 하나도 없다고 해서 실패한 행사가 되는 것도 아니다. 또 반응이 좋았다고 해서 곧 진출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한마디로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나’라는 질문으로 함축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예술가가 무엇을 얻었는가에 달려 있다. 이것으로 쇼케이스의 성과가 평가되어야 한다. ● 이제는 예술경영 직업인으로서의 당신의 삶이 궁금하다. 당신이 생각하는 예술경영이란 무엇인가. 예술경영분야 선배로서 예술경영인이 갖춰야 하는 자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시오야 요코 이미지 8예술경영은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하는 일이라고 말하고 싶다. 먼저, 사랑이 없으면 예술을 경영할 수가 없다. 또 예술을 경영한다는 것은 예술가와 세상을 이어주는 다리 놓기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예술경영자(Arts Manager)는 일반 대중들에게는 생소한 직업이다. 1년에 200편 가까이 작품을 보는 편인데 그중 70%는 쇼케이스에 참가할 단체(평균 5-6편의 작품이 선정된다. 편집부 주)를 선정할 목적으로 일본과 미국, 유럽을 다니며 작품을 보고 있고, 나머지 30%는 리서치를 목적으로 유럽권과 미국권의 단체 작품을 보고 있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나 뉴욕필 공연도 보지만 업무와는 상관없으니 취미생활 정도가 되겠다.(웃음) 200편이 많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 업계에는 나보다 훨씬 더 많이 공연을 보러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정말이지 공연을 사랑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사랑이 아니라면 호기심일 수도 있다. 사랑과 호기심이야말로 이 업계에서 일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꼭 필요한 자질이라고 생각한다. 어렸을 때 읽었던 동화 중에 ‘개구리 왕자’ 이야기가 기억나는가. 개구리에게 입을 맞추었더니 왕자가 되었다는 것이 이야기의 뼈대다. 공연을 보는 작업은 ‘개구리 왕자’를 찾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입을 맞추기 전에는 그것이 개구리인지 왕자인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보이는 개구리마다 200번이건 300번이건 입을 맞춰보고, 이것이 개구리인지 왕자인지 알아내야 한다. 그것이 예술경영 직업인의 삶이다.

‘2009 재팬 소사이어티 동북아 현대무용 쇼케이스 참가단체 공모’는 공개공모 방식으로 1차 서류 심사, 2차 연습실 또는 공연장 쇼케이스 관람 심사 순으로 전개되었으며, 2008년 4월초 최종 1단체가 선정ㆍ공고될 예정이다. 선발된 단체는 북미 진출을 위한 중요한 쇼케이스 행사 중 하나인 ‘동북아 현대 무용 쇼케이스 (2009. 1월 개최 예정, 재팬 소사이어티, 문화체육관광부, (재)예술경영지원센터, 뉴욕한국문화원)’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과 함께 미국권 및 북미권 시장 진출의 핵심인 전미공연기획자 협회(APAP) 연례회의 참가해 해외 진출을 위한 홍보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받게 된다. (자세한 내용은 (재)예술경영지원센터 홈페이지 공지사항 참조)

글/통역: 김소연(지원컨설팅팀) 정리: 남은정(지원컨설팅팀) 사진: 주소진(지원컨설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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