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로열셰익스피어컴퍼니의 회생 전략
총감독과 예술감독이 한뜻으로 뭉쳐 위기 타개 로열셰익스피어컴퍼니의 경영 쇄신 결과가 놀랍다. 1990년대 말 로열셰익스피어컴퍼니의 경영 수지는 영국 3부 리그 축구팀보다 못한 수준이었다. 부채가 3백만 파운드(한화 약 57억 9천만원)에 육박했다. 극장, 인력, 운영 측면의 대격변은 예고된 것이었다. 이제 재정 수지는 균형을 되찾았다. 2003년과 2007년 사이 920만 파운드(한화 약 177억 6천만원)의 입장 수입을 벌어들였고, 부채가 4십만 파운드(한화 약 7억7천만원)로 대폭 줄었다. 현재 로열셰익스피어컴퍼니는 스트랫포드에 있는 빅토리아 시대의 스완 극장(The Swan Theatre)을 보수하고 있으며, 아더 플레이스(Other Place) 옆에 임시 극장을 세우고 있다. 여타 다른 재개발 사업도 함께 시행하고 있다. 고양된 직원들의 사기는 티켓 판매 결과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고, 스트랫포드 스완 극장에서는 최상의 시즌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로열셰익스피어컴퍼니의 회생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지난해 4월 부임한 비키 헤이우드 총감독은 “예술감독과의 밀접한 관계”라고 말했다. “적은 수입, 매우 회의적인 공적 지원, 런던에 자리 잡고 있지 않은 극단의 상황 등 극단은 대중의 관심을 끌어 모으기에 매우 어려운 상황에 있었다”며, “예술감독과 극단 운영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다면 고립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총감독과 예술감독이 극단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내놓은 해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총감독 헤이우드는 재정 상황을 공개하고 각 분야에서 예산을 통제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서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예산을 관리하면서 예산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물론 스태프도 잃었고 예산도 삭감되었지만 이제 재정 압박은 사라지게 되었다”고 헤이우드는 말한다. 예술감독인 마이클 보이드는 좀 더 대중적이고 위험 부담이 적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법을 택했다. 한 시즌에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을 로열 셰익스피어 메인 극장에서 모두 공연함으로써 더 많은 대중을 극장으로 끌어들였다. 대신 스완극장에서는 비교적 드물게 공연된 ‘스페인 황금시대’의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이런 차별화 전략 덕분에 스완 극장과 로열 셰익스피어 메인 극장에서 모두 관객 유치에 성공했고, 스완극장 작품이 런던에 있는 임차 극장인 앨버리극장과 플레이하우스에 올려졌을 때도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마케팅 전략도 쇄신했다. 충성도 높은 관객일수록 사전 티켓 예매를 원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공연 3개월 전부터 티켓 판매를 시작했다. 마케팅 컨설팅 전문회사와 함께 타깃 관객층을 분석하고 그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설계한 것도 적중했다. 예를 들어 가족 관객은 공연 이외에도 워크숍 프로그램을 즐긴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주말 프로그램의 경우는 본 공연 이전에 온 가족이 모두 함께할 수 있는 부대 행사를 배치하는 등의 전략을 구사했다. *영국 예술경영 전문지 「아츠 프로페셔널」 www.artsprofessional.co.uk
* 본 기사는 미르에 공동 게재